[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2주 정도 정신건강 검사를 받는다.9일 서울가정법원 재판부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관련 두 번째 심리에서 이같은 결정했다.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정신건강 검사를 위한 병원으로 서울대병원을 지정했다. 반면 성년후견인 신청을 한 여동생 신정숙씨 측은 삼성서울병원을 정신감정 기관으로 택했지만 법원이 서울대병원을 선택했다.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측 법률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공신력 측면에서 서울대병원을 따라갈 곳이 없어 (재판부가)서울대병원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늦어도 4월말까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입원시키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측과 신청자측은 세부 사항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성년후견인 신청자측 법률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서울대병원에 합의해준 이유에 대해 “원래 당사자(신격호 총괄회장)가 진료를 받던 병원에서 감정을 받는 건 원칙이 아니지만, 감정기관 다툼으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며 “서울대병원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감정을 진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이 변호사는 향후 일정 관련해서는 “4월 중 정신 감정이 이뤄지고 5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여동생 신정숙씨는 지난해 11월 “오빠(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으니 대리인(성년후견인)을 지정해달라”는 취지로 성년후견 개시를 법원에 신청했다.당시 신청서에서 신정숙씨는 성년후견인 후보로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를 지목했다.지금까지 이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자체에 반대하고 있고, 신동빈·영자·유미씨 등 나머지 자녀들은 “부친(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을 맡을 의사가 있다”는 성년후견인 의향서를 제출했다.다만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는 의향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5월께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6월께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이어진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