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② ISA가 뭐길래, 금융권은 칸막이 없는 ‘전쟁 중’] 만능통장 ISA, ‘선‘없애자 ‘산 넘어 산’
경쟁과열에 불완전판매 우려
섣부른 가입 대신 금융사별 수수료 차이 등 필요
2017-03-1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저금리 기조 속에 절세를 내세워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ISA가 14일 출시되며 고객 쟁탈전에 이은 고객 유지전의 막이 올랐다.
ISA는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며 한 계좌에 예금과 적금, 펀드를 다양하게 담아 운용하고 수익 일부를 비과세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금융사의 만능통장이 아닌 소비자의 만능통장이 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ISA가 많은 장점을 갖춘 금융상품이지만 성급히 상품에 가입했다간 불완전판매나 원금 손실과 같은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SA 출시를 앞두고 은행과 증권사 간 치열한 고객 유치전이 펼쳐졌다.우선 각 금융사들은 자사 직원들에게 가까운 지인이나 고객에게 통장 개설을 추진하고 영업점 방문 시 추천 직원을 기재토록 하는 등 할당경쟁을 벌였다.일부 시중은행에선 ISA 출시에 맞춰 영업지점별로 직원당 200계좌를 유치하라는 지시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은행들은 직원들을 압박하는 한편 고액 경품을 내건 경품 경쟁 역시 여전히 치열하다.골드바, 승용차에 이어 2000만원 상당의 호화로운 여행 상품권까지 쏟아지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과당경쟁이 치열해지며 과장광고도 우려되고 있다.여기에 과당경쟁 과정에서 ISA에 포함된 상품의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거나 고객의 투자성향과 달리 고위험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다수의 민원이 발생할 경우 관리하지 못한 금융당국에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이처럼 금융사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ISA의 ‘불완전판매’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실제 비과세 혜택이 있긴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ISA는 수익 일부에 한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지만 대상은 소득 수준에 따라 200만~250만원뿐이다. 나머지 수익에 대해선 9.9%의 세율로 분리과세된다.또 ISA는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나눠서 투자할 수 있으나 단일 금융상품 투자한도는 30%, 동일유형 상품 투자한도는 최대 50%(펀드는 최대 100% 가능)다.예·적금은 최대 50%까지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가입해도 원금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이에 금융당국은 ISA에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 포함돼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다고 보고 단속에 나서고 있다.절세혜택을 감안할 때 금융권에선 ISA에 몰릴 자금이 최대 1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따라 금융사로선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일단 ISA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오는 5월부터는 ISA 계좌 이동도 시작되기 때문에 고객 유지 역시 또 다른 경쟁이다.고객 쟁탈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금융권 관계자는 “이벤트 혜택 자체만 보고 섣부르게 상품에 가입했다가는 원금보장이 안되는 등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금융사를 고르거나 창구, 전화로 충분한 상담을 받고 가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