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신에너지·바이오제약으로 신성장 날개
최태원 회장이 직접 신사업 챙기며 미래 도약 박차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SK그룹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SK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실적부진을 딛고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
SK가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성장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분야는 바로 신에너지와 바이오·제약이다.
SK는 올 초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신에너지 분야를 선정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신설, SK이노베이션을 거쳐 SK E&S 대표를 맡고 있는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을 에너지 신사업 추진단 초대 단장에 선임했다.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은 기술력을 가진 해외 유수 업체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과도 다양한 협력을 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그룹 차원의 중장기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고, 현재 일부 초보 단계의 신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들에 정보를 제공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SK는 신에너지 사업의 핵심을 배터리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를 비롯한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의 시장이 급증한데 따른 대응인 셈이다.
이에 따라 SK는 관련분야에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배터리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을 제조하고 있으며 연내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SK케미칼은 배터리용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 시장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는 이 같은 배터리를 SK주식회사 C&C, SK E&S 등이 추진하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바이오·제약 역시 SK그룹이 역량을 집중하는 미래 먹거리다. 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최근 손자회사인 의약품생산회사(CMO) SK바이오텍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SK바이오텍은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지난해 4월 의약품생산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이번 지분 인수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선도업체가 되기 위해 SK바이오팜의 신약개발 사업과 함께 SK바이오텍의 의약품생산사업도 적극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의 임상2상을 최근 종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신약 승인 요건에 대한 협의를 최근 완료했다.
이 치료제는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 및 안전성이 탁월해 뇌전증 신약 중 세계 최초로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신약 승인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SK 측은 2017년 FDA에 신약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본격 시판은 201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의 신약이 시판되면 미국에서만 연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 이익률 50%를 상회하는 초대형 신약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앞으로 바이오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해외 CMO의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