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사랑해~ 그러니 제발 죽어~!!"
인면수심 남편들 ‘마누라 죽이기’
2007-06-30 이재필 기자
특히 부부싸움 중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범행이 아닌 남편에 의한 계획적이고 준비된 살해범행이 줄을 잇고 있어 사회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지난 26일 37살 손 모씨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손 씨는 지난 달 11일 오전 10시쯤 부산시 남구 용호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의 외박을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다. 급기야 손 씨는 폭력을 휘둘렀고 손 씨의 아내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손 씨는 사실을 은폐하려 집안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질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손 씨의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2일 숨을 거두고 말았다.
손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이 난 집에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자신도 화상을 입었다”고 거짓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거짓은 경찰이 숨진 손 씨의 아내를 부검하면서 밝혀졌다. 숨진 아내의 머리와 가슴에 폭행 흔적이 있고 직접적인 사인이 두개골 손상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에 부산 남부경찰서는 부인을 폭행하고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로 손 씨를 구속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1990년대 박중훈, 최진실 주연의 인기영화 ‘마누라 죽이기’와 같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부인을 살해하려한 비정한 남편이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이 실제로 발생해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종신보험금 1억 원을 타기 위해 내연녀와 짜고 아내 A씨를 4차례나 살해하려 한 혐의로 남편 김 모(35)씨와 내연녀 이 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아내를 살해 하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2차 살해를 계획, 7월 29일 오전 10시 40분쯤 아내를 경북 군위군 모 주유소 인근 도로로 데려간 뒤 “차가 고장 났으니 주유소에 가서 신고하고 오겠다”며 속이고 자리를 뜬 사이 대기하고 있던 이 씨가 외부에 130cm짜리 쇠막대를 부착한 차량으로 아내 A씨를 치어 살해하려 했으나 A씨가 순간 그 자리를 피해 범행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포기를 못한 이들은 같은 해 8월 중순. A씨를 승합차 오른쪽 뒷좌석에 태운 뒤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서 신라대 쪽으로 달리다 도로에 주차돼 있던 대형버스를 일부러 A씨가 타고 있던 쪽으로 들이 받아 살해하려 했으나 다행히 운 좋은 A씨가 경미한 부상으로 그침으로서 이들의 3번째 살해 시도는 미수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남편의 아내를 살해하고자 하는 욕망은 너무나 간절했다. 김 씨는 A씨에게 낚시를 이유로 꾀어 내 같은 해 10월 18일. 경북 청도군 모 저수지 도로변에 도착, 함께 낚시터로 걸어가던 중 남편 김 씨가 아내 A씨에게 “차에 있는 휴대전화를 가져다 달라”고 심부름을 시키며 4번째 살해시도를 펼쳤다.
도로변을 걷던 A씨를 내연녀 이 씨가 승용차로 들이받아 살해하려 했던 것. 그러나 이마저 A씨의 전치 3주 상처로 끝나며 이들의 ‘마누라 죽이기’계획은 미수로 끝나고 말았다.
결국 이들의 범행은 양심에 가책을 느낀 내연녀 이 씨가 경찰에 사
건 전모를 자백하면서 종결되고 말았다.
당시 경찰은 “이 씨가 보험금 일부를 떼어 주겠다는 김 씨의 말에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이 이렇게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살해계획을 세우고 실행으로 옮겼음에도 정작 피해자 A씨는 단순한 교통사고일 뿐 남편이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는 사실을 경찰 조사가 있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당시 충격을 전했었다.
이처럼 영화와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요즘. 사재 권총으로 남편이 부인을 살해하려 한 사건도 있었다.
영월 경찰서는 지난 19일 자신이 만든 사제권총으로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영월군 북면에 살고 있는 김 모(5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는 지난 18일. 별거 중이던 부인 김 모(46)씨가 찾아와 이혼을 요구하며 말다툼을 벌이다 자신이 만든 사제 권총으로 아내를 쏴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씨는 자신의 사제 권총이 발사되지 않자 집에 있던 흉기로 아내 김 씨를 찌르고 달아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가해자 김 씨가 지난 2004년 12월 쯤 야산에서 주운 공기총 총신과 쇠파이프 등을 이용해 권총 1정과 실탄 수십여 발을 만든 뒤 자신의 집 처마 밑에 보관해 왔던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하는 인생의 반려자에서 죽이고만 싶은 인생의 원수가 되어 버린 부부들. 도대체 이들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천안 여성의 전화 노은숙 소장은 남편의 폭력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노 소장은 “부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알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정당화 시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라며 “부인을 반려자가 아닌 소유물로 인식 부인과의 불화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을 보임으로서 이 같은 반응이 격해져 살인까지 부르고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노 소장은 “남편들이 부인을 소유물로 여기며 폭력을 일삼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제도권의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가족 간의 폭력은 민사로 처리되는 등 가족 간의 폭력 사건이 발생되면 가족 일엔 관여하지 않는 다는 관례로 될 수 있으면 개입을 하지 않는 제도권의 모순이 이 같은 사회 현상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사회적 모순이 남편의 폭력을 낳고 살해사건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hwon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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