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증가속도 신흥국 중 2위
“한국 단기 부채위기 위험 낮지만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
2017-03-21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지난해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신흥국 중 중국 다음으로 빨랐다는 분석이 나왔다.21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3월 ‘신흥시장 부채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19개 신흥국 가운데 2015년 한 해 동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폭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으로 3.59%포인트에 달했다.한국은 3.45%포인트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19개 신흥국 가운데 1년 사이에 이 비율이 하락한 곳은 헝가리, 터키, 러시아, 체코,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불과했고, 대다수 신흥국의 가계부채는 증가했다.IIF는 작년 한 해 신흥국의 가계 부채가 3350억달러(약 389조 4375억원)가 늘어나 8조달러(약 9300조원)를 넘어섰다고 말했다.이는 GDP 대비 3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15~20%)의 두 배 수준이다.많은 신흥국의 가계가 초저금리를 활용해 차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작년 가계부채가 특히 많이 증가한 지역은 신흥 아시아 지역인 반면 신흥 유럽은 가계 부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IIF는 전체적으로 신흥국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실물 경제 성장세를 앞서고 있다며 특히 GDP 대비 가계부채 신용 갭(부채가 추세를 벗어난 정도)으로 볼 때 말레이시아(9.30%포인트), 태국(8.69%포인트), 중국(6.03%포인트) 등이 모두 6%포인트를 웃돌았다고 지적했다.한국도 0.57%포인트로 플러스를 기록해 가계 부채 증가세가 경제 성장세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신흥국의 1인당 평균 가계부채는 작년 말 기준 365달러로 인도가 250달러로 가장 낮았으며, 싱가포르가 4만2000달러로 가장 높았다.한국은 2만9000달러(약 3371만원)로 싱가포르, 홍콩 다음으로 많았다.한국의 GDP 대비 총 부채 비율은 19개 신흥국 중 3번째로 높으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신흥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트란 IIF 수석전무는 “한국은 단기적으로 잠재적인 부채 위기가 닥칠 위험이 크진 않지만, 부채 증가의 추세, 특히 가계 부문과 기업부문의 부채 증가 추세는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