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② 중고차 시장의 성장통 진단] 중고차 인기 ‘고공행진’…그 이유는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 2020년 33조원 전망
경기침체로 중고차로 눈 돌리는 실속형 소비↑

2016-03-21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고차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지난 2014년 347만건을 기록했던 중고차 거래 수가 지난해 367만건을 기록한 것. 이는 새 차 거래의 2배를 넘어선 수치다.21일 업계에 따르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회초년생인 최 모씨(만 30세)는 얼마 전 자신의 첫 차로 중고 승용차를 마련했다. 출시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임에도 신차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 최 씨는 넉넉하지 않은 지갑 사정을 고려해 중고차 할부프로그램도 이용하며 부담을 최대한 줄였다.이처럼 중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뽑은 중고차의 매력은 ‘합리적인 가격’이 첫 번째다. 중고차 시장에서 옵션 장착 가격은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유리한 조건으로 고급 옵션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출시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는 출고된 지 1년이 막 지난 신차급 중고차의 구매비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 1∼2월 SK엔카 홈페이지에서 50대 이상 판매 완료된 매물의 평균 판매 기간을 조사한 결과 아반떼 AD 2015년식이 10.88일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돼 1위에 올랐다.SK엔카 홈페이지에 신차가 출고된 시점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총 200여대의 아반떼 AD가 중고차 매물로 등록된 것. 2위는 기아차의 ‘올 뉴 카니발’ 2015년식으로 평균 15.58일이 걸렸고, 3위는 기아차 ‘올 뉴 쏘렌토’ 2015년식으로 15.93일이 소요됐다.SK엔카 관계자는 “신차급 중고차는 막 출고된 신차보다 몇 백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예산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중고차할부프로그램도 중고차의 매력 요인 중 하나다. 중고차할부는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들이 중고차를 구입할 때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차량 대금과 보험료, 이전비, 수리비 및 기타 비용까지 일정 수수료와 함께 분납할 수 있어 지출의 부담이 적다.현재 만 20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가 대폭 늘고 있는 추세다. 일부 매매업체들이 높은 할부 이율이나 수수료를 붙이는 경우도 있지만, 전문적이고 신용도 높은 중고차매매사이트를 통하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또한 중고차는 새 차에 비해 가격이 떨어지는 폭이 적다. 보통 새 차는 구매 이후부터 초기 3년 동안은 급격히 가격이 떨어지다가 3년이 지난 후부터는 완만한 속도로 감가된다. 때문에 첫 구매일로부터 2~3년 정도 지난 중고차를 구입하면 가격에 만족할 만한 매물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국내 중고차 시장이 나날이 커지는 만큼 이와 함께 허위, 미끼매물, 대포차, 주행거리 조작, 허위 당사자 거래 등도 덩달아 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이 양적 성장을 거두고 있는데 비해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고객의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반복적인 문제를 일으킨 기관은 삼진아웃제와 같은 강력한 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