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어부지리로 수익올린 사연

“이자놀이는 너네만 했다던데…”?

2011-05-14     김시은 기자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제휴마케팅사가 중간에서 막대한 수익을 챙겨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OK캐시백 서비스로 알려진 SK 역시 포인트의 현금 이자를 고객이 아닌 자사가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SK는 가맹점에게 수수료는 물론, 가입비와 유지비까지 챙겨 부담을 줬다고 한다. 이는 기업에겐 마케팅 성과를, 소비자에겐 소비 가치 극대화를 추구하겠다는 SK 경영이념과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K는 이러한 수익을 고객과 가맹점 관리비로 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매일일보>은 SK가 어부지리로 수익을 올린 사연을 취재해봤다.

구입액의 일부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OK캐시백 포인트 카드. 제휴 가맹점 4만5000여곳에 연계된 금융 제휴사는 20여곳, 신용카드 또한 60여개다. 국내 포인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 인구의 64%가 생활 전반에서 활용, 급기야 3200여명이 이용자가 캐시백 포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거대 포인트사인 SK가 포인트의 이자를 이용해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맹점 고객 모두에게 수수료 부과, 고객에게 주는 현금 포인트 이자까지 중간에서 가로채
기업에겐 마케팅 성과를, 소비자에겐 소비가치 극대화 추구하겠다던 경영이념에도 어긋나

가입비·유지비·수수료 뭐가 이렇게 많아?

그동안 SK, OK캐시백은 이용자가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가격의 최대 5%까지 현금 포인트로 되돌려주고 있었는데, 이러한 포인트는 모두 가맹점이 부담해야하는 몫이었다고 한다. OK캐시백 콜센터 직원은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보통 만원이라면, 가맹점이 310원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셈”이라며 “110원은 카드사에 200원은 고객의 포인트로 지급 된다”고 말했다. 결국 OK캐시백의 포인트는 가맹점의 통장에서 OK캐시백 계좌로 그리고 현금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되어있던 것이다. 자연히 가맹점으로썬 매출의 최대 5%를 포인트로 되돌려줘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 SK는 이러한 수수료 외에도 가입비와 유지비까지 챙겨왔던 것으로 나타났다.SK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가맹점은 포인트사와 제휴를 맺음으로 인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며 “효과가 없다면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자놀이 VS 갚아야 될 빚?

하지만 논란이 됐던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연히 고객의 몫이어야 할 현금 포인트의 이자까지도 카드사가 가로채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OK캐시백 가맹점들이 고객에게 돌려준 포인트 누적액은 현재 2000억원 수준인데, SK는 연간 40~50억원의 이자를 회사의 수익으로 올렸다고 한다. 결국 SK는 가맹점에게 받는 수수료 외에도 가맹점이 고객에게 현금으로 주는 포인트의 이자까지 고객의 돈을 대신 보관한다는 명목으로 챙겨왔던 것이다. 실제로 몇몇 가맹점 업주나 고객들은 SK의 처사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생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우리에게 오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좀 의외”라며 “배신감이 든다”고 말하는가 하면, 개맹점주는 “고객에게 돌아가는 돈으로 알고 있었다”며 “카드사에게 그 돈이 갔다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SK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자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이자로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 돈은 모두 사회공헌활동이나 왕대박대잔치 등 고객 케어 프로그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다른 포인트 업계들도 OK캐시백과 비슷한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매일일보>이 확인(SK와 비슷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대여섯 포인트사)한 결과로는, 단 한곳도 OK캐시백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은 없었다.심지어 한 업계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카드사의 포인트 운영은 말 그대로 부채가 쌓이는 것과 같다”며 “포인트는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에서 부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물론 다른 포인트사와 SK 운영방식의 차이 때문이기도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포인트사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지, 아예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게 아니어서 현금의 이자가 발생할 일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SK는 이러한 포인트의 현금 이자 외에도, 포인트를 받는 고객에게 가맹점과 비슷한 종류의 수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물건을 구매하고 300포인트를 받아야 할 고객이 있다면, 실제로는 10%의 수수료를 차감한 270포인트만 지급되는 구조였다.   

현금지급기보다 비싼 포인트 수수료?
 
SK, 11번가에서 공유기를 구매한 김모씨는 “적립할 때는 1~2%해주면서 나한테 적립된 OK캐시백 포인트를 넘기는데 수수료만 10%를 먹는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SK관계자는 “두 곳 이상 OK캐시백 가맹점을 이용할 경우 10%의 서비스 수수료가 차감된 뒤 포인트가 적립된다”며 “지난 2002년부터 3000 포인트의 연회비를 차감하는 대신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게 포인트라 그렇지 실제 만원이라면 1000원이 수수료인 셈”이라며 “현금 70만원을 현금지급기에서 뽑아도 수수료가 1000원이 채 안되는데 참 어이없는 경우”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다른 포인트사에 비해 SK가 수수료를 너무 과하게 부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SK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과한지는 잘 모르겠다”며 “이자나 수수료이상의 혜택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해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