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④ 중고차 시장의 성장통 진단] 중고차 시장 선진화, 어디까지 왔나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 소비자 신뢰도 높이기에 ‘집중’
정부도 최근 ‘중고차 거래 선진화 대책’ 발표…삼진 아웃제 도입

2016-03-23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호황을 맞은 국내 중고차 시장이 지난 2014년 347만건의 거래수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만 367만건을 돌파하며 새 차 거래의 2배를 넘어섰다.하지만 이 같은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소비자들의 피해 역시 뒤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차 매매 관련 피해 건수가 지난 2014년 459건으로, 2013년도 보다 20% 증가한 것.이에 최근 중고차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든 대기업들은 다양한 고객 만족 서비스를 도입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도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SK엔카나 현대글로비스, 롯데렌터카, AJ렌터카 등은 중고차 시장 거래 시스템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먼저, 지난 2000년부터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SK그룹의 계열사 SK엔카 직영은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점유율이 30%에 육박한다. 전국에 26개의 직영지점을 운영하며 연간 6만 대의 중고차를 보증, 판매하고 있다.특히 SK엔카 직영은 최근 국내 최초로 모든 중고차 매물에 대한 진단 점수와 등급을 공개하는 ‘중고차 진단 점수제’를 도입했다.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 결정을 할 때 매물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취지에서 이 같은 점수제를 도입 한 것.중고차 진단 점수제는 각 매물의 사고, 성능, 소모품, 연식, 주행거리, 편의장치 등 6개 부문 174개 항목을 진단해 10점 만점의 점수와 5개 등급으로 보여준다.SK엔카 직영 측은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구매할 때 믿을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이같은 중고차 진단 점수제를 고도화 해 나갈 방침이다.현대차그룹의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도 중고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장점은 오프라인 경매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중고차 경매장 브랜드 ‘현대글로비스 오토옥션’은 경쟁 입찰을 통해 투명한 가격에 거래돼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이외에 렌터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렌터카와 2위 AJ렌터카도 중고차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3년 중고차 매집을 위한 브랜드 AJ셀카를 공식 출범한 AJ렌터카는 2014년 매입 물량은 8500대, 지난해는 1만2000대 이상이다. 이를 통해 사들인 중고차는 AJ셀카옥션을 통해 중간유통자에 판매된다.AJ셀카는 기존 중고차 업체들과는 달리 매입서비스를 특화해 운영, 전문직원이 고객을 방문해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차 가격 등을 산출해 고객에게 믿을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여기에 최근 정부도 ‘중고차 거래 선진화 대책’을 발표하며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1월 중고차 거래 선진화 대책을 논의, ‘삼진아웃제’ 도입에 합의했다. 앞으로 불법행위가 3번 이상 적발되면 영업정지, 허위매물 및 미끼매물을 거래해 2회 적발되면 매매업 등록이 취소된다.또 중고차 거래시장을 활성화하고 중고차 거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중고차 이력과 시세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지방자치단체의 불용차가 경매시장에서도 거래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중고차들이 불법 대포차로 악용되거나 매매자들이 사적으로 운행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매매중인 차량에는 빨간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중고차 전용 번호판 제도도 실시된다.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합류하면서 소비자들이 좀 더 투명한 조건으로 차량을 거래하는 게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중소업체들도 최근 정부의 대책마련에 따라 시장 투명성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