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순위 지각변동.. 대기업 자리다툼 치열

금호, 대우건설 인수 8위 진입, 두산. 한화 제쳐

2007-06-30     권민경 기자
<금호+대우 건설업계 선두차지 삼성물산건설 보다 앞서>
<하반기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 매물 누가 차지하나>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대우건설 매각을 계기로 재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6월 22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했다.

금호는 7월 3일부터 45일간의 정밀 실사를 진행해 최종계약은 가격협상을 거쳐 9월 말께 체결될 예정이다.

금호가 대우건설 인수를 확정짓게 되면 단숨에 재계 서열 10위권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재 대우건설은 자산 규모 5조 9천억원으로 재계 순위 21위. 이는 재계 서열 11위 금호의 자본금 12조 9천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금호와 대우건설이 합쳐지면 자산 규모 19조 9천억원으로 재계 순위 8위에 올라 7위인 한진그룹(20조7천20억원)을 바짝 뒤쫓게 되는 것.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17조 2천600억원), 한화(16조 5천200억원)는 각각 한 단계씩 내려앉으며 9위 10위가 되고, 두산그룹(13조 6천590억원)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한편 하반기에도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대형급 매물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재계는 또 한번 순위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 건설부문 선두, 삼성건설 제쳐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금호는 인수가 마무리되면 재계 순위가 껑충 뛰어오를 뿐 아니라 건설업계에서는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금호는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건설부문을 핵심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우건설이 지닌 해외브랜드의 영향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기업으로 육성할 예정으로 물류·레저·화학·타이어 부분에서 나오는 건설물량을 대우건설에 발주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도 세워놓았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액은 5조4천600억원으로 삼성물산건설(5조 9천360억원)에 이어 업계 2위다.

여기에 금호산업의 시공능력평가액 또한 1조 6천370억원으로 9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대우건설과 금호가 합쳐지면 삼성물산건설의 자산, 매출, 수주액을 훌쩍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금호는 대우건설을 금호산업과 합병하지 않고 독립자회사로 두겠다고 했지만 금호 그룹 아래 건설사라는 점에서 합병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하반기 대형 매물 잇따라 재 변동 예고

한편 대우건설을 인수로 재계 순위에 변동이 있긴 하지만 이 변동이 고정적인 것이 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에도 대우건설에 버금갈 만한 대형매물들이 잇따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매각가격이 대우건설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동아건설, 쌍용건설, LG카드, 대한통운 등의 알짜업체들이 업계의 지대한 관심 속에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다.

사실 재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까지 인수. 합병 대상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에 거느린 기업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단숨에 몸집을 키우고 신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인수. 합병이 유일한 길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매물로 나온 업체들이 업종별 대표 브랜드라면 두 말할 나위가 없는 것.

실제로 금호와 함께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두산은 인수에서 밀리며 재계 순위 10위권 밖으로 내려 앉았다.

만약 두산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8위권으로의 진입이 가능했을 상황.

막바지까지 대우건설 인수경쟁을 벌인 프라임산업 역시 현대그룹, 신세계를 뛰어넘어 재계 14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에서 멀어졌다.

현재 하반기 본격적인 인수.합병을 앞두고 있는 기업으로는 현대건설과 대한통운이 꼽힌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이 높은 알짜 기업인데다 각각 건설과 물류를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는 현대건설 매각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현대가의 '정씨'와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두산, 한화 등의 참여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그런가하면 연말 께 매물로 나올 대한통운 인수전에는 STX, CJ, 롯데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 금호아시아나까지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박삼구 금호 회장은 이미 올 초부터 "대우건설 인수화 함께 가능하면 대한통운도 인수하겠다" 고 밝힌 바 있어 하반기 또 한번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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