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 이자소득 32조 ‘급감’…20년 만에 최소

저금리로 19.5% 급감…소비에 부정적 영향 미치나

2017-03-27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지난해 가계의 이자소득이 30조원대로 떨어지며 20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27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를 보면 작년 한해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이자소득 잠정치는 32조1786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19.5%(7조7974억원) 급감한 수치다.   가계의 이자소득은 지난 2011년 50조9708억원에서 2012년 48조8947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2013년 44조4791억원, 2014년 39조9760억원 등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수치는 지난 1995년(29조7340억원) 이후 20년 만에 최소 규모이며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5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감소액 역시 지난 2002년(7조4434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가계의 이자소득이 대폭 줄어든 것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려고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1.75%로 낮춘 데 이어 6월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1.50%로 다시 떨어뜨렸다.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 기준금리 1%대 시대가 열린 효과로 시중금리가 내려가면서 이자소득이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로 가계가 대출 등의 이자로 지출한 돈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가계의 이자지출 역시 전년(38조3778억원)보다 16,5%(6조3371억원) 감소한 32조407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2005년(31조5443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를 보였다.   또 지난해 가계의 이자수지(이자소득-이자지출) 흑자는 1379억원에 그쳤다.  가계의 이자수지 흑자는 1990년대 높은 경제성장률로 큰 폭으로 증가해 2000년 20조4130억원을 기록했지만 2001년 15조8782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꾸준히 줄었다.   특히 2010년 4조853억원에서 2011년 2조6254억원으로 줄고 나서 지난해까지 5년째 감소했다.   결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통화량을 늘렸지만 가계 이자소득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그동안 저금리가 가계의 이자소득을 줄여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가계는 저축을 많이 하는 경제주체로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고 보통 이자소득 감소폭이 이자지출 감소폭보다 크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도 2014년 8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데 따른 가계의 이자소득 감소액이 연간 4조4000억원으로 이자지출 감소액(연간 2조8000억원)보다 57% 많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