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절반 마친 이주열… ‘도전과 과제 산적’

시장 안정과 소통은 합격점…경기 부진에 대외불안

2017-03-27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년 임기의 절반을 마쳤다.지난 2014년 4월 취임하자마자 국내 경기를 강타한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과 맞서 싸우는데 매달렸지만 앞으로 남은 2년의 임기에도 만만찮은 도전과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우선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주열 총재의 지난 2년간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킨 조치나 금융시장과의 소통 측면에서는 전임 김중수 총재 시절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채권시장 등에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기대가 고조될 때마다 ‘매파(통화긴축 정책 선호) 본색’을 드러내며 시장의 과도한 기대가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을 차단했다는 것.      올 초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로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때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두개입을 단행해 시장을 안정시켰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독립성 측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이 총재가 지난 2014년 9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해 최 부총리와 별도의 회동을 가졌는데 최 부총리의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말해 한은 독립성 훼손 논란을 불러왔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1.50%로 국내 경기가 얼마나 침체돼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경기가 얼어붙었는데도 그 해 8월에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늑장 대응이란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말 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또다시 꺼질 조짐을 보이자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내려 경기 부진에 대응했다.   기준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여서 한은에 과감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이런 지적과 요구에 대해 이 총재는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지만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거나 중국의 불안 요인 때문에 금융시장에 또다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한편 한은 내부적으로는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4명이 무더기로 교체될 예정이어서 이 총재는 새로 취임한 금통위원들과 함께 국내외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이준협 연구위원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하기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면했다”면서 “금융안정과 경기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