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패륜녀 파문…총학생회 “경희대 00녀 표현 자제해달라”

2010-05-17     이한듬 기자

[매일일보] 경희대에서 한 여학생이 학교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아주머니에게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는 이른바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경희대 총학생회 측이 인터넷 상의 비난 여론을 고려해 총학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향후 조치계획 입장을 게시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다.

경희대 총학측은 17일 오후 총학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청운관 사건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해 이번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향후 조치사항 등을 전달했다.총학측은 먼저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누리꾼들의 징계요청과 관련 총학측은 징계에 앞서 해당 학우의 진심어린 사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이어 “누리꾼들의 분노가 크다는 것을 잘 알지만 해당 학우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거나, 이번 사건을 빌미로 경희대 모든 학우를 하나로 매도하는 일이 없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해당 청소어머님이 해고 등의 부당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총학측에서 책임지고 점검하겠다”라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총학측 관계자는 이날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가해자가 우리학교 학생이 아닐 수도 있다”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며 “학생의 소속과는 상관없이 일단 교내에서 발생한 일이고, 현재 학교의 책임을 묻는 인터넷 여론을 고려하여 사과문 및 향후 조치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학교나 총학 측으로 접수된 피해가 아니라 우리도 인터넷을 통해 갑자기 알게 된 사건이라 굉장히 당황스럽다”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입장표명 글을 통해 설명한 방향대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다음은 총학측이 게재한 글의 전문이다.

청운관 사건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

42대 자주경희 총학생회입니다. 먼저, 경희학우들의 대표로서 학내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청운관을 청소하시는 어머님과 마음 아프셨을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총부학생회장이 따로 찾아 뵙고 먼저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조치와 관련하여
이번 일과 관련해서 여러 학우들과 누리꾼 사이에서 도덕적 문제와 학교의 위상문제를 이야기하며 징계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 징계의 학칙상 근거에 따라 징계의 권한이 있는 대학측에서 절차를 밟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징계에 앞서 해당 학우가 먼저 청소어머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를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학생회는 이것 선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누리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글이 올라온 이후에 현재 우리 대학 홈페이지와 총학생회 홈페이지가 트래픽 초과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누리꾼 분들의 분노가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학우의 개인정보를 찾아 공개하거나 이번 사건을 빌미로 경희대 모든 학우들을 하나로 매도하는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또한 해당 학우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도록 ‘경희대 00녀’등의 표현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판은 발전의 가능성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청소용역업체에게 드립니다.
우리대학 대부분의 청소어머님들은 용역업체에 속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타 대학에서는 청소어머님이 학생과 다투었다고 해서 해당 어머님이 해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이번 일로 인해 청소어머님께 피해가 가거나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머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언제나 고생하시는 것을 알고 있고 어머님의 불성실로 인해 생긴일도 아니니 절대로 어머님께 피해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총학생회에서 책임지고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일로 인해 속상하셨을 어머님과 가족분들게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경희대학에 실망하셨을 여러 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학교내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학내 구성원의 힘으로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모쪼록 많은 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2010.05.17
42대 자주경희 총학생회

*5월 17일 오후 3시 이전까지 디씨인사이드 경희대갤은 물론이고 웹공간에서 경희대 총학생회의 명의로 올라온 글들은 모두 총학생회에서 올린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