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건설, 부산 오륙도발 망령 [2탄]

원숭이, 나무에서 떨어지다

2010-05-17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요즘 SK건설은 부산 오륙도발 망령으로 밤잠을 설친 탓에 심신이 무척 고달프다.
SK건설이 시공한 부산 오륙도SK뷰 아파트에서 터져 나온 끊임없는 악재가 망령의 실체다. 최근엔 검찰이 오륙도SK뷰 시행사를 압수수색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SK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나아가 검찰이 SK건설이 과거 MBC일산제작센터 수주 과정에서의 특혜 및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병행 수사할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와 SK건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부산 오륙도발 망령이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란 점이다.

SK건설, 부산 오륙도도 망령에 밤잠 설쳐…검찰, SK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에 수사 초점
부산 최대 해양관광지 사업, 좌초 위기…일각, “시공사 SK건설은 원래부터 할 맘 없없다” 

SK건설의  ‘부산 씨사이드 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이 오륙도발 망령에 또다시 표류할 전망이다. 

최근 검찰이 부산 용호도 오륙도SK뷰 아파트 시행사였던 무송종합엔지니어링(이하 무송)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SK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초점이 맞춰진 수사라는 시각이다.

오륙도발 망령, SK건설 씨사이드 사업 덮쳐

지금으로부터 약 4년전, SK건설은 부산 용호동에 3000가구의 대단지 오륙도SK뷰 아파트를 건설 분양하는 과정에서 각종 송사에 휘말려 몸살을 앓다시피 했다. 당시 분양계약자들은 시공사 SK건설과 시행사 무송을 상대로 허위과장분양광고로 피해를 입게 됐다며 분양계약 취소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급기야 이들은 중도금 납부거부운동까지 벌이기도 했다.이 당시에도 계약자들 몇몇은 SK건설등이 오륙도SK뷰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그 실체를 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검찰이 오륙도SK뷰 시행사 무송을 압수수색함에 따라 당시 제기됐었던 SK건설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베일을 벗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정작 SK건설은 오륙도SK뷰 비자금 조성 의혹보다는 부산 용호 씨사이드 해양관광지 조성사업에 자칫 악영향을 미칠까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씨사이드 해양관광지 조성사업 역시 무송과의 합작 사업이기 때문.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부산 남구청은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씨사이드 해양광관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2008년 말 SK건설에 씨사이드 개발을 조건으로 오륙도SK뷰 아파트 동별 준공 허가를 내줬다. 

SK건설 할 맘도 없으면서…

앞서 SK건설과 무송은 오륙도SK뷰 아파트 분양 당시 씨사이드 관광지를 전면에 내세워 아파트를 세계적 해양공원 아파트로 홍보해 분양을 완료했다.

그런데 분양광고와는 달리 씨사이드 관광지 사업은 시공사 선정 난항으로 차질을 빚게 되자 오륙도SK뷰 일부 분양 계약자들은 “입주 전 완공 불이행은 아파트 허가조건 위배”라며 분양계약 취소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계약자들의 극심한 반발 탓에 준공 허가가 나지 않자, SK건설은 묘수를 냈다.  바로 씨사이드 관광지 사업 시공사를 SK건설이 맡는 조건으로 남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낸 것.이런 우여곡절 끝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려던 SK건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행사 무송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또다시 무기한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고, 급기야 검찰 수사까지 더해지면서 관련업계에서는 전면 재검토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실제 일각에서는 씨사이드 관광지 개발이 민간투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등 공공영역과 연계한 개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더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SK건설이 2008년 당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씨사이드 조성 사업 시공사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관광지 조성 사업은 아파트 건설 사업에 비해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며, 그 기간만큼 투입되는 비용되는 늘어나게 되는데, 장기화된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는 건설사로서 관광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기란 위험 부담이 크다.  때문에 SK건설 역시 당시 오륙도SK뷰 아파트의 준공 허가를 따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씨사이드 조성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했을 뿐, 실제로는 사업을 할 의향이 없었다는 지적이다.여하튼 업계에 도는 이런 저런 소문을 뒤로 하고 부산 남구청은 공공개발은 힘들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씨사이드 관광지 개발을 조건으로 오륙도SK뷰 준공허가를 내준 만큼 SK건설이 이제 와서 발을 빼는 식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이와 관련해 SK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씨사이드 해양관광지 조성 사업과 관련해서는 시행사인 무송에 물어 볼 일”이라며 “현재 진행된 상황도 SK건설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송은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라서 그런지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씨사이드 해양관광지는 남구 용호동 산205 일원 14만3천800㎡(4만3천여평)에 들어서게 될 대규모 해양관광시설단지로 콘도, 빌라, 스파, 워터파크, 호텔·컨벤션, 쇼핑몰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예상되는 사업비만 3천300억원에 달한다. 당초 2008년께 개장될 예정이었지만 1년 연장됐다가 지난해 말 2012년 12월 31일로 사업기간이 또 3년이나 늘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