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③ 미래동력원 곤충산업 어디까지 왔나]한국 곤충산업, 아직 ‘애벌레’수준
각광 받던 천적사업 기업비리에 한순간 쇠락
CJ·LG 등 대기업 중심 관련산업 관심
2016-03-3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김아라 기자] 곤충산업이 최근 들어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현재 산업 규모는 걸음마 수준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1년 곤충산업육성법을 제정한 이후 매년 곤충 관련 실태조사를 수행하고 있다.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곤충산업 시장규모는 3039억원으로 이 중 지역행사 소재용(1816억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애완용(372억원), 학습용(49억원)으로 나타나 전체 곤충시장의 75% 가량이 관상용도로 활용됐다.산업용도로 쓰인 규모는 화분매개(432억원), 식용(60억원), 사료용(60억원), 천적(3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지난 2011년 화분매개곤충(540억원), 천적곤충(530억원)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퇴보한 상태다.지난해 농식품부가 조사한 대상은 총 583개소로 이 중 곤충 생산농가 및 업체는 320곳으로 지난 2011년 568곳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외에 곤충 체험학습장과 생태공원도 같은 기간 84곳에서 53곳으로 줄었다.곤충 생산농가가 급감한 이유는 2011년 천적 사업 지원금 중단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해외를 포함한 국내 천적곤충 사업은 관련 시장 규모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자료가 미비해 국가 지원금과 관련 기업들의 실적으로 추정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유럽과 미주의 천적·화분매개 산업 등 친환경농업 시장이 발달하고 동남아시아의 식용 곤충 산업이 활성화됐다는 것만 파악할 뿐 국가별 정확한 시장규모는 집계가 된 것이 없어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천적곤충 사업은 지난 200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천적활용 시설원예 해충방제 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농식품부가 책정한 국비 보조금은 2005년 10억원에서 예산이 점차 상승해 2008년에는 43억원까지 늘어났다. 2009년에도 36억5000만원이 집행됐다.국내 천적 곤충 선구자인 세실의 실적도 같은 기간 급증했다. 2004년 매출액 28억원, 영업이익 5억3000만원에 불과하던 것이 2008년에는 매출액 184억원, 영업이익 73억원으로 늘어났다. 세실은 당시 국내 천적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했으며 농식품부가 실행한 천적방제 사업의 70~80% 가량을 수행했다.하지만 2010년 겨울 이원규 세실 회장과 김헌기 대표이사가 정부 보조금 9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이듬해 실형이 확정됐고 세실은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를 계기로 2011년 정부 보조금 지원이 끊겼고 이후 천적 사업은 급격하게 쇠락했다.세실의 지난해 매출액은 24억원, 영업손실 5억71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천적 시장 규모 30억원은 2008년과 비교해 6분의 1 정도다.관련 농가들의 요청으로 2013년부터 유기농자재 지원사업에 천적사업도 포함됐지만 실제 지원은 미미했다. 실제로 농식품부에 취재한 결과 2013년과 2014년 천적사업 지원금은 확인할 수 없었다.지난해는 총 15억3600만원의 신청이 들어와 이 중 50% 가량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했다. 지난해 유기농자재 예산 집행금 114억원 중 7~8억원만이 천적 사업에 투입된 것이다.올해 역시 신청을 받는 중이지만 지원금 신청을 한 농가는 거의 전무했다. 올해 총 지원금 신청 금액은 3750만원으로 농식품부는 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천적 사업이 침체된 것인지 홍보가 안 된 것인지 묻는 질문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최근 들어서 곤충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부 대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LG화학은 최근 동부팜한농 최종 인수계약을 앞두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세실을 2011년 인수한 바 있다.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LG생명과학이 분사됐지만 이전부터 지금까지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내부적으로 업력을 키우기 보다는 동부팜한농 인수 검토와 같이 M&A를 통해 관련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생각이라며 다만 아직 실사랑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CJ제일제당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곤충원료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을 사업목적을 추가하고 식용곤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23일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식용곤충 관련 공동 연구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농식품부도 최근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와 쌍별귀뚜라미를 식품원료로 인정한데 이어 관련 산업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