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도 소비도 경색…기업투자 비중 38년만에 최저
2017-04-03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기업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8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3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중은 29.1%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1976년(26.4%) 이후 3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투자가 그만큼 경색됐다는 방증이다.총고정자본형성이란 기업이 생산능력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설비·건설·무형자산에 투자한 액수를 뜻한다.GDP 대비 기업투자 비중은 2008년(31.4%)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7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기업투자는 올해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올해 1∼2월 설비투자는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고, 특히 2월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 줄어 감소 폭이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올해 1월 제조업 재고율은 128.5%로, 2008년 12월(129.5%)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2월 재고율은 128.0%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9.8%) 이후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내려왔다.지난해 민간소비 비중은 49.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8년(48.3%) 이후 최저치다.가계부채 급증, 고령화, 세계경제의 불안 등으로 가계는 갈수록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2012년 51.4%에서 2013년 50.9%, 2014년 50.3% 등 3년 연속으로 떨어졌다.지속되는 소비 위축은 ‘성장률 하락→기업투자 감소→고용 감소→가계소득 감소→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구조개혁에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방법론이 조금씩 다르다.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교수)은 “한국이 구조개혁, 규제개혁을 통해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정부 지출도 창업, 연구개발(R&D), 미래 먹을거리 등 장기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민간소비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구조를 개편하고, 분배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며 “특히 임금 인상을 통해 소비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