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매출 3년째 감소세…저유가, 수출부진 영향
매출 감소폭 0.2%→2.0%→6.8%
2017-04-03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국내 대기업들의 매출액이 3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전통적으로 국내 대표산업이던 철강·조선·석유·화학업종이 대내외 악재로 고전하고, 전자·자동차도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부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65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3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8%(101조7000억원) 감소했다.이로써 대기업 매출액은 2013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매출액 감소 폭은 2013년 0.2%에서 2014년 2.0% 등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지난해 대기업 매출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저유가로 꼽힌다.SK, GS, 한국가스공사 등이 판매하는 석유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도 덩달아 줄었다.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한 해 동안 감소한 대기업 매출액 100조원 가운데 70조원 가량이 유가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조선·철강업종 실적 부진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소멸법인인 삼성물산의 지난해 1∼8월 매출액이 회계에 반영되지 않은 점도 매출액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지난해 매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대기업은 삼성으로 1년 새 32조6000억원이 줄었다.SK(-27조6000억원), GS(-11조3000억원), 한국가스공사(-11조3000억원), 에쓰-오일(-10조7000억원)이 뒤를 이었다.그러나 대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65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순이익은 54조9000억원으로 12조8000원 늘었다.2012년 57조8000억원이던 순이익은 2013년 47조8000억원, 2014년 42조1000억원으로 감소해왔다.대기업들의 순이익이 개선된 것 역시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국제유가가 떨어져 석유 관련 사업 수익성이 좋아지고,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온 기업들이 자산을 대거 매각했기 때문이다.서울 삼성동 부지를 현대차에 10조5000억원에 매각한 한국전력공사의 순이익 증가 폭(11조1000억원)이 가장 컸다.그다음으로 SK 순이익이 7조9000억원 늘었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 매각에 나선 동부도 2조3000억원 증가했다.원자재 가격 하락과 비용 감축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불황형 흑자’를 보인 것이다.한편 1∼4위 그룹 순이익은 30대 민간기업 전체 순이익의 90.9%를 차지했다.상위그룹 순이익이 개선된 반면 11∼30위 그룹 순이익은 2년 연속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