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여파’ 술집 경기 사상 최악
일반 음식점·옷 가게·학원도 한파
2017-04-0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불경기에 주점업 경기가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주점업 이외에도 일반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다른 서비스업종보다 더 경기가 얼어붙은 것으로 체감했다. 4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맥줏집, 막걸릿집 등 술과 안주를 전문적으로 파는 주점업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73.0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0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10년 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가격 변동분을 제거하고 업종의 실질 성장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기준연도인 2010년보다 생산이 늘었다는 것을 뜻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통계청 관계자는 “예전에는 전문 술집, 주점을 많이 갔지만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대개 식당에서 반주하는 정도로 술을 마시고 주점에는 잘 가지 않는 면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월 기준으로 주점업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80~90대에 머물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지난해 6월 78.2로 급감했다.주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지난 2014년 7월(100.9)이 마지막이다.지난해 12월에 90.5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1월 78.8로 곤두박질치더니 2월에는 아예 최저치까지 갈아치웠다. 지난달에도 주점업 서비스업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4.7% 줄었다.반면 집에서 소비하는 금액만 따지는 가계동향의 주류 소비지출은 지난해 월평균 1
만2109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어려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술집으로 향하는 발길이 뜸해진 대신 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반 음식점, 의류 소매점 등 다른 자영업자들에도 불경기의 그늘이 짙다.일반 음식점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지난달 84.3으로 2011년 9월 83.9를 나타낸 이후 가장 낮았다.의류 소매점의 경우 생산지수는 73.1로 메르스 여파가 있던 지난해 8월(65.9) 이후 가장 낮았다. 전년 동월 대비 낙폭은 -8.1%로 2015년 6월(-16.4%) 이후 가장 컸다. 학원 서비스업생산지수도 81.9로 3개월(81.7) 전 수준만큼 움츠러들었다.일반 음식점, 주점업과 같은 하위업종의 생산이 나란히 감소하면서 이들 업종을 포함한 대분류 업종인 숙박 및 음식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는 지난달 89.4로 작년 6월(87.4)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0.7% 하락했다. 주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을수록 서비스업과 같은 내수 업종이 안 좋아지고 그중에서도 채산성이 좋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특히 더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