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작년 절반 수준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본격화 영향…매매 거래량도 급감

2017-04-04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올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동기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4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55조3889억원(이하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으로 나타났다.이는 지난해 1분기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인 7조6960억원의 56.4%에 불과한 것이다.   올해 1월에는 1조3308억원, 2월에는 846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이사철의 영향으로 3월에는 2조1628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3월 증가액도 지난해 동기간 순증액(3조4380억원)보다 1조2700억원 적은 금액이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이 30조원 넘게 급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최근 대출 증가세는 가파르게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시장에서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 경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가이드라인 시행과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투자 위축 심리가 대출 속도를 둔화시키고 있는 것.   이 대책은 주택 구입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1년을 넘길 수 없고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 갚아야 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분할상환이 늘어난 것도 대출 증가세를 둔화시킨 요인 중에 하나다.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분할상환 비중은 지난해 38.9%로 전년(26.5%)보다 12.4%포인트 증가했다.차주(대출자)가 원금을 갚아나가는 비율이 높아져 은행으로서는 대출 잔액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다.   매매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년 동기(1만2975건)보다 5876(45.3%) 줄어든 7099건였다.1분기 전체 거래량도 1만7513건으로, 지난해 1분기(2만8337건)의 약 62%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과 주택매매 거래량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대출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둔화한 건 대단히 바람직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심리가 위축되는 국면은 다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