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건설사 임원, 그들은 누구인가] 삼성물산, 다양한 삼성 계열사 출신 풍성…건설사 ‘어벤져스’

건설부문 임원만 134명, 국내 건설사 중 ‘최다’
최치훈 사장 필두 삼성전자·삼성SDI등 외부전문 인력 다수 포진

2017-04-04     임진영 기자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건설업은 대한민국의 대표업종이다. 대한민국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것은 물론 중동 등 해외에서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산업이었다. 특히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민들의 생활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이러한 건설업계를 이끄는 사람들은 국내 대형건설사의 임원들이다. 건설업계 최일선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그들의 신상명세와 경력 등을 살펴봤다. 그들이 맡고 있는 업무와 직책만 잘 들여다봐도 각 건설사의 특성들과 개별 업체들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사업 분야가 무엇인지도 유추 가능하다. 또한 건설사 임원들의 나이, 학력, 출신 등을 통해 '건설사의 별'인 임원으로 승진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들은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이에 <매일일보>는 시평 기준 상위 11대 건설사 임원 현황을 총 12회에 걸쳐 분석해 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국내 1위 건설사다. 건설업계 수위 업체답게 임원 수도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다. 4일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임원은 총 134명이다.이는 기존의 삼성물산 내 상사부문 임원과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통합을 통해 새로 추가된 리조트와 패션 부문 임원은 제외한 수치로 삼성물산 내 상사부문 임원과 옛 제일모직의 패션·리조트 부문 임원을 모두 합치면 195명에 달한다.삼성물산과 함께 매년 건설사 수위 자리를 다투는 ‘건설종가’인 현대건설의 현재 임원 수는 123명으로 삼성물산 전체는 물론이고, 건설부문 임원 숫자에도 못 미친다.삼성물산 임원진은 건설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삼성 계열사 내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SDI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삼성 그룹 내 타 계열사 전문 인력들이 건설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삼성물산 건설 부문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우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는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부터 정통 ‘건설맨’이 아니다. 최 사장은 미국 터프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대학원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했다. 건설통도, 엔지니어도 아니다.최 사장은 대학 졸업 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그룹에 입사, GE항공기 엔진부문 아시아태평양 지사장, GE인터넷 캐피털그룹 아시아 사장, GE에너지 서비스부문 세계 영업총괄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GE에서만 18년간을 일했지만 건설 부문을 맡은 적은 단 한번도 없다.그럼에도 최 사장은 뛰어난 사업수완을 발휘해 한국인 최초로 GE그룹에서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랐고, 20년 가까이 일한 GE를 떠나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 삼성SDI 사장, 삼성카드 사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최 사장은 건설 한 분야를 깊게 판 ‘건설통’은 아니지만 다양한 산업계 전반에서 수장직을 역임하면서 비즈니스맨이자 마케팅 전문가로서 이름을 날렸고, 전임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고 어수선한 분위기의 삼성물산을 다시 반석 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최 사장이 삼성물산 사장 자리에 오른 2014년부터 삼성물산은 10년 가까이 시평 1위 자리를 수성하던 현대건설을 2위로 끌어내리고 건설사 수위 자리에 올랐고 2년 연속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삼성물산 임원진에는 최 사장과 같이 건설 외 부문에서 다양한 경력을 거친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특히 삼성전자·삼성SDI 등 삼성그룹 내 타 계열사 출신이 눈에 띈다.우선, 강선명 건설부문 경영지원실 법무팀장(부사장 직급)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시에 합격해 판사로 재직하다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었다. 삼성전자가 아이폰과의 소송 등 국내외서 다양한 법적 문제에 얽혀있을 때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담당 임원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노승만 건설부문 경영기획실 홍보담당 부사장은 경희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임원을 거친 인물이다.정찬범 건설부문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전무)은 인하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 인사팀장을 역임했다.마사히코 후쿠모토 건설부문 플랜트 세일즈사업팀장(전무)은 삼성 SDI 미주영업팀장을 거쳐 삼성물산 플랜트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비노드 칼리안푸르 건설부문 플랜트엔지니어링본부 담당임원(상무)은 옛 삼성테크윈 파워시스템사업부 담당임원을 역임했다.이처럼 삼성물산 임원진은 삼성그룹 내 계열사의 다양한 전문인력들이 건설부문 임원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물론 삼성물산도 건설사인만큼 절대 숫자로 보면 예전 삼성건설 시절부터 현장에서 건설 실무진으로 일해온 인력이 가장 많다”면서도 “삼성전자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이 워낙 글로벌화 된 회사가 많다보니 그만큼 인력풀도 넓어 다양한 산업계 커리어를 가진 전문인력들이 삼성물산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원 134명의 출신대학 분포를 보면 서울대가 27명(20.1%)으로 가장 많고 해외대학 출신이 22명(16.4%), 고려대 13명(9.7%), 한양대 8명(5.9%), 중앙대 7명(5.2%), 인하대 6명(4.4%), 성균관대 5명(3.7%), 연세대 4명(2.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