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 FTA 8년만에 협상 재개 물꼬

2008년 6월 협상중단 이후 재추진…TPP최대변수

2016-04-05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한국과 메시코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2008년 중단된 이후 8년만에 재개된다.

청와대는 4일(멕시코 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FTA 관련 실무협의체를 올해 4분기 중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2007년 12월 1차 협상을 개시했으나 멕시코 자동차·철강업계의 반대 등으로 2008년 6월 2차 협상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또  2010년 7월과 2012년 6월엔 정상차원에서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키로 합의했으나 실제 진척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과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FTA 협상 재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의견을 교환한데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실무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것이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한국과 멕시코간 FTA 관련 협상이 이뤄지다 중단됐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올해 중에 다시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무협의체 구성은 FTA 협상 재개 전 단계로, FTA 품목 및 대상 등에 대한 사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논의 결과에 따라 협상 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FTA 체결 시 우리나라는 자동차, 철강, 전자 등 주력 수출품의 고관세 철폐, 멕시코 조달시장 진출 혜택 등이 기대된다.

대미 교역의존도가 높은 멕시코로서는 자동차, 농산품 수출 확대 등 동북아로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

안 수석은 “멕시코도 한국과의 FTA를 통한 중국 시장 진출 등이 유리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멕시코 자동차 업계의 반발도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양국이 FTA 실무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것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의 비준 절차가 지연되면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우리측은 TPP 참여와는 별도로 한·멕시코 FTA 양자협상을 재개하자는 입장이었고, 멕시코는 한국의 TPP 참여를 통한 양자 FTA 협상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서왔다.

양국이 실무협의체 가동에 합의한 만큼 우리측은 이를 계기로 TPP 가입시 멕시코측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수적인 효과로 지목된다.

안 수석은 “실무협의체는 우리의 TPP 가입시 멕시코가 지원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며 “미국의 대선, 각국의 비준 절차 등으로 TPP 협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양국간 FTA 논의 진행이 서로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