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개각, 1.2개각과 닮았다?

[분석]'反유시민' 1.2개각-'反김병준' 7.3개각, 언제나 '親盧'택한 GT의 미래는?

2006-07-11     매일일보
 7.3개각은 '反김병준'당내 반발이란 점에서 '反유시민'파동을 겪었던 1.2개각과 유사하지만 兩 개각에서 모두 '노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김근태 의장은 기로에 서 있다.  이른바 '당심'이 거부한 '친노개각'이었고, 노대통령은 당과 전면전도 불사하며 '인사권자'로써의 장관 임명을 강행한 my-way 개각이었다. 1.2개각 논란의 核 유시민 복지장관이 당내에서 노 대통령의 측근이었다면, 7.3개각의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자는 청와대의 노 대통령 핵심 참모였다는 점, 그리고 두 사람에 대해 야당보다 여당에서 더욱 거센 반발이 일어나면서 국회인사청문회에서 ‘그냥 두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점 등이 드러난 공통점이다.개각을 둘러싼 '당청'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고 그 후유증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점에서 꼭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두 개각이 다른 점이 있다. 정동영 의장은 노대통령과 맞짱을 뜨면서 '당심'을 앞세워 유시민 입각을 끝까지 반대한 반면, 김근태 의장은 1.2 개각에서도 노대통령의 뜻을 따랐고, 7.3 개각에서도 '대통령과 밀약설'이 나돌 정도로 김병준 입각을 수용한 것이다. 김 의장은 더 나아가 당내 반발에 대해서도 '함구령'까지 내리며 노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이처럼 7.3개각이 1.2개각과의 표면적 닮은 꼴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정치적 함축성을 갖는 것은, 7.3개각으로 인한 당내반발 후유증 치유가 만년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선 김근태 의장의 앞으로 정치일정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데 있다.당심이 거부한 양 개각에서 모두 노 대통령의 뜻을 따른 김근태 의장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GT, 1.2개각으로 ‘盧心’얻는 계기 마련
- 100일의 침묵후 당권 장악한 실질적 수혜자

먼저 시점상으로 1.2개각이 정동영 전 의장의 당 복귀를 앞둔 시점에 이루어진 반면, 7.3개각은 또 다른 여권의 잠재 대권후보인 김근태 의장이 새로운 당 의장으로 취임한 직후에 노무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노심’에 따라 강행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정동영 전 의장은 당 복귀선언과 함께 1.2개각에 대한 당내 반대 입장을 대변하며 철저하게 反노 노선을 걸어 결국 2.18전대에서 당권을 움켜쥔 반면, 김 의장은 대연정이후의 反노 노선에서 1.2개각으로 親노 세력과 연대하는 결정적 계기를 맞는다.김 의장은 이 때문에 2.18전대에서 5.31선거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적 선택이란 한계 앞에서 좌절하지만, 상대적으로 5.31지방선거 패배책임론에서 자유로와지면서 ‘독배를 마시겠다’는 의연한 태도로 당내 주류로 올라서게 된다.결론적으로 1.2개각 후유증 치유과정에서 親盧로 돌아선 김 의장은 2.18전대에서 패배했지만 100일의 침묵 끝에 만년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서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것다.그러나 김 의장은 당을 장악하기 위해 의장 취임후 첫 개각에서 노 대통령과 전략적 동거를 선택했함으로써 이번에는 당내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7.3개각의 후유증 치유가 김근태 의장의 정치적 실험대가 되면서 추후 김 의장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2개각과 닮았다-‘反 유시민’이어 ‘反 김병준’이 쟁점

 '김병준 개각'이라고 부르는 7.3 개각의 핵, 김병준 내정자는 8.31 부동산정책을 추진한 당사자로 '세금폭탄은 아직 멀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7.3개각의 核은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 워크숖에서 ‘김병준 입각설’이 드러나면서 여당 의원들을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이같은 여당내 반발기류를 비웃기나 하듯 7월3일 김병준을 포함시킨 개각을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지난 1.2개각때 유시민에 대한 반발 기류가 심하자 1월 2일 개각 명단에서 1차 유보시켰다가 이틀후 전격적으로 유시민 장관을 입각시킨 것과 비교할 때, 노 대통령이 김병준 입각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셈이다. 특히 최 측근인 유 장관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이모의원 부부를 청와대에서 만난 자리에서 ‘유 의원이 장관직을 잘 수행할지 걱정’이라며 모양새까지 갖췄는데, 김 전 실장에 대해서는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일부의 반대 의견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때문에 열린우리당내에서는 ‘김병준 카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국회 청문회에서 검증하겠다는 적극적인 대응의사를 밝히는 등 ‘反 유시민’에 이은 ‘反 김병준’노선이 생겨나고 있다.김한길 원내 대표가 지난주 비대위 회의에서 노 대통령에게 사전에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점을 들면서 김근태 의장에게 반발한 점, 이후 김 원내 대표가 때이른 여름휴가를 떠난 점도 ‘反 김병준’에 대한 당내 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김근태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것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대연정 제안이후 강한 ‘反노 입장’을 고수하다가 1.2개각때 ‘反 노’의 정동영 전 의장과 각을 세우며 ‘親 노’성향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는데, 이번 7.3개각에서는 완벽한 노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점이 ‘反유시민 對 反김병준’이란 닮은 꼴에도 불구하고 7.3개각과 1.2개각을 차별화시키고 있다.

반발 불구 강행
그러나 1.2개각은 지도부만찬 前, 7.3개각은 만찬 後, 이 차이점이 가지는 의미?

시점상 김병준 전 실장의 7.3 입각내정 발표가 열린우리당 비대위원들과의 6월29일 만찬 이후에 단행된 반면, 유시민 장관 내정 발표는 1월 5일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만찬 간담회를 앞두고 전날인 4일 오후 3시 이루어졌다.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유 장관에 대한 청와대의 발표이전에 이미 각 계파별로 비공식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하는 등 비상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친노세력을 제외하고는 "청와대가 당을 졸(卒)로 본다" "유시민 의원이 입각하면 탈당할 것이다"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그러나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유 장관 관련 개각 브리핑에서 "당의 정파적 갈등이 감정적인 반목과 대립으로 상당히 비화되고 있는 현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뒤 "과거 어떤 경우에 당에서 동료 의원을 '그 사람은 안된다'고 집단적으로 의사표현을 한 적이 있었느냐"며 "대통령 각료 임명권은 고유권한이며 통치권의 기본인데도 대통령의 고유 영역을 지나치게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대통령 인사권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런 생각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이에 비해 7.3개각은 노 대통령 입장에서 한결 수월했다.개각발표이전에 이미 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었고, 개각 당일 오전에는 김근태 의장으로 ‘행정부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지원까지 받아냈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들의 ‘부적격 인사’반대란 공통 분모에도 불구하고 7.3개각과 1.2개각의 본질적 차이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노 대통령이 이미 김근태 의장으로부터 묵시적 동의를 받아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우리당 비대위원들과의 29일 만찬 전날 김 의장과 단독회동을 했고, 이 자리에서 개각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는 ‘사전 밀약설’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물론 이같은 밀약설에 대해 김근태 의장측은 ‘단독으로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개각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박했지만, 이번에는 이같은 김 의장의 처신을 놓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그럴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청관계 재정립 약속 시점도 달라 
GT는 7.3개각통해 ‘탈당않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내

노 대통령으로부터 당.청 관계 재정립에 대한 약속을 받아낸 시점이 다른 것도 1.2개각과 7.3개각의 차이점이다. 노 대통령은 정동영 전 의장의 당 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전격 발표된 1.2개각과 1월4일 유시민 장관 내정발표로 '당중심론'이냐 '당청일체론'이냐를 놓고 대립이 일어나자 뒤늦게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은 묵과할 수 없다며 '1.2개각 강수 돌파'를 하는 대신 1월5일 당 지도부와의 신년인사회를 겸한 만찬에서 '당정청관계 재정립을 위한 '당정청 TF' 구성의 강온 양면책으로 개각 후유증 수습에 나섰다. 이에 비해 7.3개각을 앞두고 열린 29일 청와대 만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근태 의장이 "책임정치를 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당을 도와달라"면서 '당.청의 긴민한 협조는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고 부탁하자 "당이 원하는 대로 원할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이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노 대통령이 '당이 원하는 방법'으로 "당.청간 통로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김근태 의장을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의 약속에 따라 9일 당.청관계에서 실질적인 정무수석 역할을 할 원혜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발탁했다. 김 근태 의장은 특히 이날 노 대통령으로부터 “부동산 세제 일부 개편”이란 선물과 "탈당은 절대하지 않겠다. 과거와 같은 악순환은 안된다. 당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노 대통령의 탈당논란에 대한 1차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1차 변수는 국회인사청문회
1.2개각때 NSC카드 이번에는 어떤 돌출변수가?

 1.2 개각의 핵은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다. 당내 집단반발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은 그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의 서로 밀어주기 타협에도 불구하고 7.3개각의 후유증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눈 앞에 닥친 가장 큰 변수는 ‘국회 인사청문회’이다. 장관 및 인사청문회는 국회 의결권을 가진 구속력은 없지만 만일 '부적격자'로 판정되면 '정치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미 노 대통령은 1.2개각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으로부터 6명 전원 부적격 판정을 받은바 있기에 이번에도 이러한 사태가 재현된다면 내각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지난 1.2개각 청문회 과정에서 터졌던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NSC문건’유출과 같은 사태가 청와대나 여권으로부터 재현될 경우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왜냐하면 야당의 반대는 어느정도 예상되고 국민정서상 무마될 수 있지만 여권으로부터의 반대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 1.2개각 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유 장관의 가산세 4년 연속 불성실 신고와 원천신고 소득 누락 의혹’과 함께 "국민연금 미납‘카드를 터트렸지만 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한나라당 이재오 원내 대표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6명의 내정자 모두 한나라당이 볼 때에는 기본적으로 부적격 판단"이라며 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의 국회 파행을 경고했지만 1.2개각과 관련한 국회파행은 없었다. 왜냐하면 NSC문건을 폭로한 최재천 의원을 제외하고는 여당 의원들이 적어도 청문회에서는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7.3개각 후유증 수습역시 1차 관건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방식으로 여당 의원들의 입에 자물쇠를 채우느냐?에 달려있다고 볼수 있다.이와 관련 7.3개각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선병렬 의원도 “청문회에서 하자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뜻을 따라야 않겠는가?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7.3개각의 후유증은 오히려 청와대보다 당 지도부로 향할 공산이 크고 첫 번째 표적은 ‘당의 여론을 대통령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김근태 의장에게로 돌아갈 전망이다.

盧 손 들어준 GT, 盧에 반발한 DY와 차별화
1.2 개각은 결과적으로 비주류 GT계가 주류로 도약 발판 마련

김근태 의장은 7.3개각 직전인 3일 오전 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해 “인사권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개각과 관련해) 당.정.청간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결정하면 최선을 다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하며 노대통령의 뜻을 적극 지지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의원들의 의견은 당 지도부에 모아져야 한다"며 "이견들이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전달될 경우 국민들이 걱정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일부 의원들의 돌출발언 자제를 당부하기 까지 했다.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6월 29일 김근태 의장등 당 지도부와 만나 논란이 일었던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해 당 입장을 수용하겠다며 김 의장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8.31 부동산 정책으로 5.31 지방선거에서 대참패했다며 당청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고 그 중심에 김 의장이 있었지만, 김 의장이 바로 8.31 정책 입안자이며 추진자인 김병준 전 실장의 교육부총리 기용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비해 1.2개각때 정동영 전 의장은 김 의장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1월 6일 당복귀를 공식 신고한 정동영 전 장관은 당시 "당청간 교감이 원활하고 충분치 못했다"고 지적하며 그 원인을 청와대 보다는 '지도부의 정치력 결여' '잦은 지도부 교체' 등 당에서 찾으면서도 그 핵심은 '당중심론' '수평적, 협력적 당청관계'를 역설했다. 이는 ‘청와대 중심론’이 아닌 ‘당중심론’을 분명히 한 것이다.2.18전대를 앞두고 정동영 전 의장이 '反유시민 전선'을 타면서 '당청관계 재정립'이라는 새로운 국면속에서 '당중심론'으로 이슈를 선점한 것이다.정 전 의장의 이같은 사실상 ‘反노 표명’을 전후해 1.2개각에 반대했던 서명파 일부 의원들이 비상집행위원을 사퇴했고,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8명은 이에 앞서 유시민 입각에 대한 유감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6일 오후 참여의원 숫자를 25명으로 확대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 과정에서 "당심(黨心)이 청심(靑心)을 주도하고 우위에서 결정하는 구도가 돼야 한다"며 "수평적인 당청관계 내지 당우위의 당.청관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2개각의 후유증으로 당내에서 확실한 反노 노선이 형성됐고, 이것은 5.31지방선거 대패 책임론으로 까지 이어졌다.이에 비해 당시 비주류였던 '김근태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친노진영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의정연구센터 등과 함께 '유시민 입각'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출했었다.이것은 지난해 7월 대연정 제안 파문으로 노 대통령과 선을 그어 온 김근태계가 親노로 돌아서고, 親노 성향의 정동영계가 反노로 돌아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2.18전대에서 김근태계가 몰락했지만 5.31지방선거 패배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와지면서 결국 만년 비주류에서 주류로 올라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볼수있다.결과적으로 김 의장은 1.2개각의 수혜자가 됐지만 이번엔 7.3개각을 전후한 ‘대통령 밀약설’과 ‘당내 반발’이란 암초에 직면하게 됐고, 이러한 7.3개각 후유증의 원만한 치유가 그의 첫 정치적 실험대가 되고 있다.따라서 김 의장은 비주류로써 주류로 도약한 이후 지금부터 실질적 당권 장악에 나서야하기에 노 대통령의 협조도 필요하고, 당내 의원들의 지원도 얻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쫒아야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노심과 당심이란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하는 김근태
일부 의원반발 무마 쉽지 않을 듯

김근태 의장은 이같은 현실적 판단하에 9일 오후 전격적으로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일부 개편했다. 당-청관계의 핵인 사무총장에 재선의 원혜영 의원을 발탁하는 등 親 GT계 인사 위주로 당을 수술함으로써 비대위에서 정동영 전 의장의 흔적을 걷어냈다.또 같은 ‘親노 성향’이지만 잠재적 경쟁자인 김두관 전 최고위원과 지금까지의 당내 주류였던 정동영 전 의장에 대한 5.31지방선거 징벌론을 은연중(?)에 흘림으로써 이들의 당내 위치를 급격하게 하락시켰다.김 의장은 이에 대해 비대위 회의과정에서의 농담과 카메라 기자단회식에서의 '비보도 전제 발언'이 흘러나간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당의 공천권이 ‘이젠 GT계에 있으니, 구 주류는 지도부의 뜻에 따라야한다’는 입장을 간접화법화한 것이다. ‘균형추 역할론’을 강조하며 1.2개각 후유증 수습에 나섰던 광장파 의원 가운데 임채정 의원이 국회의장에 취임했고, 문희상 의원이 고문으로 위촉되는가 하면 원혜영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되는 등 이들이 김근태 체제의 당 안.팎에 포진한 것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김 의장의 당권 장악 의지를 확실하게 읽을 수 있는 것으로 따라서 앞으로 7.3개각 후유증 치유 과정에서 ‘黨心’을 따르지 않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정 전 장관이나 김 전 최고위원과 같은 경고가 계속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같은 김 의장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부 강경파들을 설득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6일 <폴리뉴스>기자와 만나 29일 청와대 만찬 직전에 불참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이 관계자는 "우리는 당시 청와대가 부동산 등 당의 요구사항에 대한 수용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결심을 했다"면서 "다행히 김한길 원내대표가 '대통령과의 만찬이 언론을 통해 다 알려졌는데 만찬 직전에 참석하지 않으면 대통령 체면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만류하는 바람에 무마됐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이같은 중요한 청와대 만찬을 앞두고 이날 오후 천안에서 열린 대전.충남 지방선거 출마자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만찬장으로 바로 도착한 것 역시, 이같은 비대위 의원들의 반발기류를 잠재우는 역할을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떠 넘기려한 의도가 있었지 않느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7.3개각 이후 당 비대위회의에서 김근태 의장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돌연 여름휴가를 떠난 것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한다면 ‘김 원내대표가 김 의장 대신 의원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어 만찬에 참석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7.3개각 후유증 치유에 더 이상 설득카드가 없다?
GT 당권장악의 관건

더욱 큰 문제는 이같은 ‘7.3개각’에 대한 반대 기류가 단순한 당 일각의 반발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난다는데 있는데다 당 지도부가 의원들을 설득할 카드가 없다는데 있다.먼저 7.3개각에 대해 별다른 언급없이 제청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한명숙 총리가 2일 저녁까지 여당 의원들의 ‘김병준 불가론’에 동조했지만, 3일 오전 ‘인사권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김근태 의장의 발언이후 김병준 내정자에 대해 제청키로 최종 결심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개각 발표전날 낮 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었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문희상 의원에게 만일 노 대통령이 김 전 실장을 임명하려는 분위기라면 당내 반발기류를 정확히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고, 같은 날 저녁 관저를 찾아온 여당의원들과 저녁을 하는 자리에서도 김병준 전 실장이 포함된 개각을 연기시켜 달라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치고 돌아온 김 전 의장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꺼낼 분위기가 못됐다"고 들었고, 결국 개각 당일인 3일 아침 비대위 회의에서 김근태 의장의 노 대통령 지지쪽으로 지도부 의견을 모음에 따라 마음을 바꿨다고 털어놓았다.김한길 원내대표 역시 29일 만찬회동 전날 노 대통령과 독대에 나선 김 의장에게 '김병준 불가론'을 전달하도록 당부했지만 김 의장으로부터 “대통령에게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었고, 이후 김 대표는 "그게 의장도 살고 당도 사는 길인데 왜 말을 꺼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 표명과 함께 휴가를 떠났다.이와 함께 1.2개각때는 ‘당.청관계 복원’이 하나의 수습카드가 됐었는데, 7.3개각에 있어서 당 지도부는 이미 개각전 청와대 만찬에서 ‘탈당을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 카드를 써 버렸기 때문에 ‘제3의 설득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1.2개각 직후 청와대의 인사에 불만을 가졌던 김한길 원내대표를 포함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1월9일 '당정청관계 재정립' 관련 토론회를 갖고 "당정청 관계의 문제의식 공유와 대안 마련을 위한 대통령의 면담을 요청한다"며 “당의 정치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당 지도부의 공백상태를 초래하는 등 최근 당정청 관계에서 나타난 일련의 불협화, 불일치에 대한 책임 있는 관계자의 해명”을 요구했다.이러한 의원들의 뜻은 청와대에 전달됐고, 노 대통령 이후 의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가지면서 "정부가 앞으로도 당을 존중하면서 당의 의견을 구해 행정을 해나갔으면 좋겠다"면서 '청와대가 당을 부속물로 여기지 않느냐'는 불만에 대해 "전혀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고, 그렇게 보이도록 한 적도 없다"고 부인함으로써 강경파들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즉 1.2개각 후유증 수습은 노무현 대통령에서부터 시작됐다.그런데 이번 7.3개각 후유증은 전적으로 김근태 의장의 손에 달렸다.김 의장이 당직 개편을 통해 원혜영 신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당.청간 소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청와대의 관계 개선은 기대되지만 문제는 당내 반발기류를 잠재우는 것으로, 당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몇몇 386 초재선 의원들이 끝까지 당직을 고사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따라서 당 의장 취임이후 첫 성적표를 받을 7.26제.보선을 앞둔 김근태 의장은 이번주와 다음주 동안 진행될 국회 인사청문회과 이 기간중에 당내 반발기류를 무마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더우기 노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탈당, 개헌, 열린우리당 해체 및 여권발 정계개편 이라는 '비상한 카드'는 아직 잠복상태에 있기에 자칫 김 의장이 당심을 잃을 경우 노대통령과 김 의장의 전략적 동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때문에 김 의장은 7.3개각 후유증을 원만히 치유하는 과정에서 당권을 장악해 나감으로써 앞으로 자신의 대선행보와 본격적인 여권의 재편을 앞두고 노 대통령의 지원속에서 얻은 '힘'이 아닌 '자신의 힘'을 극대화 시켜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준화 기자 (폴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