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씨가 오늘(11일)오후 귀국한다.백원우, 이화영 의원 등 의정연구센터 소속 열린우리당의 ‘친노 직계’ 10여명과 함께 유럽 3개국 정당 연수를 떠난 지 8일만이다. <폴리뉴스> 지난 7일 이미 청와대 직계 386의원과 민병두 의원의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정당연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안희정씨는 지난달 열린 노사모 핵심 회원 초청토론회에도 참석했는데, 여기서 내년 대선에 노사모 역할론이 논의됐다고 하는데, 안씨와 노사모 핵심 회원들과의 만남이 부쩍 늘었다. 특히 안희정씨는 최근 야권의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A씨와도 접촉이 잦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안씨의 최근 행보를 놓고 ‘안씨가 내년 대권 기획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 '좌희정'을 통해 버리지 못한 꿈 '대연정'을 실현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야권 대선주자와 잦은 접촉을 갖고 있는 안 씨와 여당 친노직계 386의원들이 배우고 온 유럽 정당 모델은 노대통령이 '대연정론'을 설파하면서 언급했던 프랑스와 독일식 대연정 모델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유럽동행은 '대연정'을 위한 기초작업일 가능성이 크다. 7박8일 순수한 '유럽정당연수'강조
- 독일에서는 '대연정' 논의했나
안희정씨와 유럽 연수에 동행한 모 의원의 측근은 10일 <폴리뉴스> 기자와 만나 “의원께서 다른 386의원들과 함께 하는 ‘의정연구센터’모임에서 이번 유럽 정당 연수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전 계획에 없었던 유럽연수 일정이라 부랴부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이 측근은 “연수 첫날 파리에 도착, 프랑스 사회당을 방문해 대선 준비 과정을 견학하고, 베를린으로 이동해 독일 사민당과 녹색당 관계자들을 만나는데 여기서는 ‘독일 대연정’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마지막으로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정당을 둘러본 후 11일 귀국하는데, 일부 의원은 추가 해외 일정이 있어 한꺼번에 모두 귀국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유럽 정당 연수에 참여한 이화영 의원측 관계자도 이미 지난 7일 <폴리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현재까지 끌어왔던 부분에 대한 평가,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정당의 참여구조를 어떻게 민주화시키냐는 논의였다"며 "유럽의 정당관계자들을 만나는 이유가 열린우리당의 노력들이 현실성을 갖기 위해서 현지에서 경험이 많은 분들과 대화를 해보자는 차원의 연구모임이다"고 순수한 해외 연수임을 강조했다.백원우 의원측에서도 이와 관련 "의원들끼리 모여 상의하고, 의원들과 외부에 있는 교수님이 함께 미팅을 갖는 등 세부일정을 주관해서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고, 이화영 의원측에서도 "정당 구조에 관심이 있고 친분이 있는 의원들과 학계 인사, 10명이 조금 안되는 분들이 함께 떠났다"고 답변했다.유럽행 의원 면면을 살펴보면 백원우, 이화영의원은 노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의원이 만든 친노직계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소속이고, 민병두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여당 기획통이며 개헌론자이다. 또 김형주의원은 참정연 리더십센터 연구소장으로써 대연정론의 전도사역할을 자임했었다. 때문에 연수 참가자측에서는 한결같이 유럽의 정당을 견학하는 순수한 연수라고 설명하지만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와 친노 직계 의원들이 8일간 함께 한다는 점에서 “배경에 무엇인가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출국때 안희정씨는 홀로 일반 출국 절차 밟아
'주변 의식한 연수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연수에 참가한 모 의원의 측근이 이와 관련 10일 <폴리뉴스> 기자와 만나 “백원우 의원 , 이화영 의원, 최재성 의원, 민병두 의원, 김형주 의원 등 연수 참가자들이 모두 노 대통령의 측근인데다 특히 안희정씨의 경우 누가 뭐래도 노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면서 “안희정씨가 이들 의원들과 단순하게 정당 견학이나 하려고 7박8일의 긴 일정을 잡았겠는가?”라며 반문했다. 모 의원의 측근은 “의원단이 출국하던 날 안희정씨가 주변을 많이 의식하는 등 자신이 연수단에 동행하는 것이 알려지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라면서 “이같은 안씨의 태도가 이번 연수에 특별한 뭔가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게 아니냐?”고 밝혔다.또 이 측근은 “출국날 공항으로 모 의원을 모시고 갔는데, 안희정씨가 미리 와 있었다”면서 “국회의원들은 해외 출장때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모 의원이 안씨도 함께 가자고 하자, 안희정씨는 이를 정중히 거절하고 홀로 일반 출국수속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이 의원의 측근은 이어 “물론 타인의 눈을 의식한 탓도 있지만 국회의원이 아닌데 귀빈실을 이용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겼다”면서 “안씨는 전과 달리 상당히 안정돼 있으면서도 겸손해 보였다”고 덧붙였다.연수비용 모 후원자가 보태 줘 - 1천만원대 미만
이 의원의 측근은 유럽 연수 비용의 출처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 후원자로부터 일정금액이 연수비로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분은 우리나라 정치계의 거물과도 친분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으니 1천만원 미만 정도로만 알아 달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측근은 '노 대통령이 지난해 대연정을 제안하면서 실례를 든 지역을 측근들이 직접 방문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혹시 이번 유럽 정당연수가 대연정에 버금가는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노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닌가?' 라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안희정 - 야권 차기 대권후보 A씨와 잦은 접촉
특히 안희정씨는 최근 야권의 차기 대권후보 A씨와 접촉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 B씨는 6일 기자와 만나 “정치자금법에 대한 사면.복권이 이뤄지지 않아 그 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해 오던 안희정씨가 최근들어 차기 대권과 관련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특히 야권의 차기 유력 대권후보인 A씨와 자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B씨는 “물론 안희정씨가 특정 정당 활동은 하고 있진 않지만 노 대통령의 측근인 점을 감안할 때 야권 대권후보인 A씨와 모임을 갖고 자주 만난다는 것은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이미 안씨가 차기 대권 기획에 나섰고, A씨를 차기 대권후보로 밀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후보 A씨와는 '개인적 인연뿐' 강조하면서도 차기 '대권기획'행보 부인은 않아안희정씨의 지인은 이에 대해 8일 기자와 만나 “안 선배와 A씨는 충분히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이다. 그 모임 자체가 그런 성격이 아니냐?”며 “안 선배가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사생활까지 침해받아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안 선배와 관련된 모든 일을 너무 정치적으로만 보지 말아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안희정씨의 지인도 야권주자 A씨가 아닌 여권 성향의 386인사들과의 접촉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했다.안씨의 지인은 이와 관련 “안 선배가 최근 다른 선배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면서 “내년 대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안희정씨의 차기대권 기획을 위한 움직임은 최근 ‘노사모’ 핵심 회원들과의 잇따른 접촉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영화 시사회와 강원도 평창 모임 등에서 노사모 핵심들과 공개적 접촉시작 안씨는 지난달 28일 서울 압구정동 모 극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가까운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출연한 영화 ‘한반도’시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자리에는 안씨를 비롯해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 이창동 전 문화부 장관, 열린우리당 백원우, 우상호 의원, 청와대 모 행정관, 국민참여연대 관계자 등 원조 노사모 인사들이 대거 참석함으로써 2002년 대선캠프를 방불케 했다.안씨는 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주최로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노사모 핵심 회원 모임에 참석해서 “조만간 노사모 핵심회원들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노사모 모임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둔 노사모의 활동 방향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고, 어떤 식으로든 대선에서 노사모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만기 출소후 '대통령에게 부담된다'며 사면대상에서 제외 요청
- 고려大에서 '민주화투쟁 이후 정치체제와 사회변동' 공부하기도
한편,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씨는 2004년 4월 총선을 통해 집권당의 사무총장을 꿈꿨지만, 2002년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총선을 앞둔 2003년 12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2년6월, 2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2004년12월10일 출소했다.안희정씨는 2005년 8.15대사면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노 대통령에 부담을 주기싫다'며 당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자신을 사면대상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했다.안씨는 이 편지에서 “대통령과 오래된 인연, 그리고 함께해온 시간 때문에 특수한 관계로 분류돼 소위 ‘측근’으로 불려왔다”며 “이번 문제로 당과 대통령께 누를 끼치거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고 사면제외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이같은 안씨의 요구를 받아들여 안씨를 사면 건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고, 결국 안씨는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실형 전과에 대한 사면·복권이 이뤄지지 않아 그 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왔었다.안희정씨는 이밖에 출소후 참여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던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소장으로 있던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에 연구원 자격으로 등록해 민주화투쟁 이후 정치체제와 사회변동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다.안씨와 최 교수의 인연은 83학번인 안씨가 1983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하게 되고, 최 교수가 같은 대학 정외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오준화 기자 (폴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