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지부진한 기업 구조조정 속도 내나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이슈 산적

2017-04-14     이수빈 기자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4·13총선이 끝나면서 지지부진했던 기업 구조조정이 다시 속도를 낼지 관심을 모은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현대상선,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들의 구조조정 절차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또 금융당국의 신용위험평가에 따라 다른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될 예정이다.특히 올 상반기에 가장 큰 이슈로 꼽히는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은 이달 말에 최대 고비를 맞는다.지난달 열린 사채권자집회에서 공모사채의 만기 연장에 실패해 8100억원의 사채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한 현대상선은 이달 중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현대증권이 1조2500억원의 가격으로 KB금융에 팔리고,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에 돌입하는 등 현대상선의 자체 자구노력과 채권단의 지원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다.금융권에서는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에 합의한다면 ‘이해당사자의 고른 고통분담’이라는 원칙이 작동돼 회생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다만 어느 한쪽이라도 양보를 거부하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해운업 장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어 온 한진해운 또한 지난 1월부터 진행한 재무진단 컨설팅이 끝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경영개선 방안이 수립될 예정이다.한진중공업 역시 지난 1월 채권단 자율협약으로 긴급운영자금 13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영도조선소 처리방안 등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이들 외에도 금융권 부채가 적지 않은 대기업·중견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기다리고 있다.금융당국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39곳의 주채무계열(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2014년말 기준 금융권 총신용공여액의 0.075%인 1조3581억원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선정했다.금융당국은 평가대상으로 선정된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에 대해 5월 말까지 재무상황 등을 점검하고, 취약요인이 발견되면 주채권은행을 통한 대응계획을 수립토록 할 예정이다.새로 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도 이달 중 시행령·감독규정 등 하위법령의 입법을 마쳐, 본격적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선별 작업이 시작된다.새 기촉법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적용 범위를 금융권에서 빌린 돈(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서 30억원 이상 중소기업으로 넓힌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금융당국은 우선 대기업에 대해 4~6월에 평가를 진행해 7월초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7~10월 평가를 거쳐 11월 구조조정 대상을 고를 예정이다.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개편된 연합자산관리(유암코)도 매출 5000억원 내외의 대기업, 자율협약 단계의 중소기업 등으로 구조조정 지원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