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제 3의 전성기 오나
퇴직자 중심 창업수요 급증
[매일일보] PC방, 노래방 등에 밀려 사양길을 걸었던 당구장이 재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개체수 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향상됨에 따라 퇴직자를 중심으로 한 창업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올해 들어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 소재 당구장 매물 517개(평균면적: 201.65㎡) 를 분석한 결과 5월 현재 당구장 매물의 평균 권리금은 9602만원으로 연초 대비 57.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당구장 매물의 평균 권리금은 6764만원이었으나 5개월 만에 3000만원 가까이 올라 최근의 인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권리금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당구장의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실 당구장의 최근 모습은 지난해 하반기와는 상반된다. 지난해 초 당구장 창업이 재조명되며 예비창업자들 중 상당수는 당구장 매물을 찾아 다녔다. 덕분에 당구재료 업체 등 당구업계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이처럼 단기간에 창업수요가 집중되면서 업계에는 과부하가 걸렸다. 창업 당시의 전망과 달리 수익성이 다시 악화됐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6월 1억1200만원까지 올랐던 평균 권리금이 3개월 후인 11월 6476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반 토막 사태를 초래했다.
점포라인 김승수 팀장(당구장 전문 에이전트)은 “지난해 초부터 당구장 창업 열기가 상당했지만 이후 이어진 공급과잉으로 실제 수익이 떨어진 매장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최근 당구장 매물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점포라인에 등록된 매물량 현황을 보면 2009년 1월부터 5월 중순(15일 기준)까지 등록된 매물은 363개. 그러나 올해 같은 기간에 등록된 매물은 42.42% 증가한 517개다.
그러나 올해 들어 경기 호전에 이은 내수 소비 활성화로 매출이 개선되면서 당구장 시세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점포라인 조사에 따르면 당구장 매물의 평균 월매출액은 올 1월 799만원에서 5월 현재 987만원으로 23.52%(188만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점포라인 정대홍 과장은 “창업 수요가 집중되면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수익성도 하락하기 마련”이라며 “최근에는 경기 호전, 자체 경쟁으로 도태된 당구장들의 철수 등 요인으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당구장 매물을 보면 최신 트렌드에 맞춘 대형화, 복합화 경향이 강하다”며 “자욱한 담배연기와 사행성 도박으로 얼룩진 당구장은 이제 옛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앞으로도 고객들의 니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포가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는 비단 당구장에만 해당되는 정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