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상승에 전세자금 대출도 급증

1분기 약 2조원 늘어…작년 증가액보다 48% 많아

2017-04-17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전세자금 대출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별다른 규제가 없는 전세자금 대출은 전셋값 상승과 함께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대형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 3월 25조 6315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23조6636억원(기금을 제외한 은행계정)에서 1조9679억원 늘어난 수치다.지난 2014년 1분기 순증액인 1조1534억원 보다 70.6%,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난 지난해 1분기 증가액(1조3298억원)보다도 48.0% 많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점에 견주면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6638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NH농협은행(3812억원), KB국민은행(3751억원), 신한은행(3381억원), KEB하나은행(2097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이 전세자금 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조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4년 3월 1억7596만원에서 올 3월 2억2647만원으로 28.7%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 평균 전셋값은 3억300만원에서 4억244만원으로 2년 만에 약 1억원(32.8%) 올랐다.   특히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수년째 지속하면서 전셋값은 매매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미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넘은 지역도 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의 전셋값은 매매가의 83.7%에 이르렀다. 성동구도 80.7%에 도달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11개구, 경기 10곳이 올해 전세가율이 8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다만 그 상승 폭이 작년 주택담보대출처럼 가파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손정락 연구위원은 “이미 일부 지역은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전세가가 상승할 여지가 많지 않다”며 “올해 전셋값이 일부 오르겠지만 지난해처럼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고 이에 따른 전세대출도 급격히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