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최대 증가…4조9천억↑
1분기 증가액 전년比 2천억원 많아
2017-04-1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대폭 늘었다.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도 부채가 민간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49조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었다.한 달 동안 4조9000억원 늘었으며 월간 증가액으로는 지난 2월(2조9000억)보다 2조원 많은 금액이다.또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8년 이후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종전 최대 기록은 지난해 3월 4조6000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1∼3월) 은행의 가계 대출 증가액은 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조7000억원)보다 2000억원 많았다. 3월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6조9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4조4000억원 증가했다. 2010∼2014년 3월 평균 증가액 1조3000억원의 3.4배 수준이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요인으로 집단대출의 꾸준한 증가와 봄 이사철 수요를 꼽았다. 집단대출은 일반적으로 분양 아파트 등의 입주(예정)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중도금, 이주비, 잔금 대출로, 지난해 큰폭으로 늘었다.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행된 가계부책 대책에는 집단대출이 들어가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질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올해 3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7100가구로 2월(5000가구)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대출잔액은 161조4000억원으로 5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34조원으로 7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이 올해 1월 6조9000억원, 2월 2조4000억원에 이어 급감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5조원으로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분기 말 부채 비율을 관리하려고 대출금을 일시적으로 상환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69조원으로 3조2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조8000억원 늘어난 243조3000억원이었다.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3월(2조1000억원)보다 적었지만 올해 1월 1조1000억원, 2월 1조5000억원에서 꾸준히 늘었다.지난달 은행의 수신 잔액은 1404조9000억원으로 3조3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4월 기업의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자금 확보 등의 목적으로 7조6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정기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는 각각 3000억원과 1조3000억원 줄었다. 이는 양호한 유동성 사정으로 은행의 조달 유인이 약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