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해제 이은 한-이란 정상외교, "수출·수주 촉진 기회"
전문가들 "진출 기업 리스크 줄여줘야"
2017-04-18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다음달 초 우리 정부가 이란을 국빈방문하기로 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경제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무역 활성화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증대되는 기회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 지원과 불확실성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18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을 통해 수출 등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올 1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조치가 해제된 이후 '이란 특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수출과 건설·플랜트 수주 등 분야다. 특히 지난해부터 최장기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 시장에서 수출 회복의 전기를 찾을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고 있다.기재부는 “(건설 수주 등과 관련) 우리 기업이 이란과 여러 분야에 걸쳐서 상당히 사업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게 실제 사업으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도움을 주고 측면 지원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한국의 대(對) 이란 수출은 2012년 이후 경제제재의 영향으로 급감, 지난해에는 37억3094만달러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2012년 수준 수출규모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제재가 풀린 효과로 이란의 구매력이 올라간다면 한국과의 교역수준이 애초 전망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이나 플랜트 등 분야 수주 증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제재가 해제된 이후 국내 기업들이 지속해온 이란 현지 진출 노력에 정상회담이 촉진제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통령 방문에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주형환 장관이 동행해 경협 관련 논의를 추진력 있게 이끌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과 이란 간의 무역거래 과정에서 유로화를 활용하는 대체 결제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논의가 진전될지도 관심사다. 산업·금융계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유로화 결제체계 구축이 양국 간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실제 진전이 있을 가능성은 크지않다. 한국은 2010년 9월부터 서방의 대 이란 제재에 동참하면서 ‘원화 결제’라는 일종의 우회 통로를 만들어 사용해오고 있다. 달러화 결제 방식의 무역거래가 어렵게 되자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원화 계좌를 만든 뒤 이를 통해 양국 간 교역대금을 결제한 것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이 원화계좌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마음대로 본국에 회수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이 아직 움직이려 하지 않고 있다.게다가 유럽 대형은행들이 이란에서 유로화 결제를 거부하고 있어 결제 시스템 구축 가능성은 사실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란의 잠재적 시장성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제재 해제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제도적인 측면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