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자숙해야"…이제 '골프장 성희롱' 경제계 원로까지
잇단 유력 경제인 이탈행위에 부산지역 경제계 자숙 목소리 높아
2017-04-20 박동욱 기자
[매일일보] 부산지역 경제계 원로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오던 70대 건설업계 회장이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로 해당 골프장에서 6개월 동안 출입 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지역경제계에 적잖은 파문을 낳고 있다.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이 수행 기사에게 시속 250㎞를 넘는 초과속 운전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낳은 지 하루 만에 터져나온 지역 유력 인사들의 잇단 이탈 행위에 대해 지역 경제인들의 단체인 부산상의 차원의 자숙이 요구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부산상의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20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부산의 유력 건설업체의 창업주 A(77)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부산의 모 골프클럽에서 지역 유력 기업인 3명과 함께 골프 게임을 즐겼다.공을 홀에 가까이 떨어뜨린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게임을 하는 중 A 회장은 이 골프장 17번 홀 근처에서 옆에 있던 골프장 여직원 B(21)씨에게 "내가 홀인원 하면 (너는) 뭐해 줄거야"는 말로 추근거리면서 신체적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사실은 B씨가 당일 게임이 끝난 뒤 울면서 골프장 측에 호소하면서 드러났다.해당 골프장 회원 12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지난 17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회원 품위와 클럽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A 회장에게 '6개월 입장 정지' 처분을 내리고 이 같은 사실을 전체 회원에게 공지했다.이에 대해 A 회장은 오해 소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았다며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A 회장 측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회장이) 여직원 상의가 단정하지 못해 '옷을 바로 입으라'고 말하면서 오해받을 수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물리적인 추행은 없었다"면서 "사건 당일 혹시라도 발언 내용이 과했다면 사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해명했다.이 사건과 별개로 지난 18일에는 부산상의 부회장인 유재진(67) 스타자동차 대표가 수행 기사에게 시속 250㎞를 넘는 초과속 운전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앞서 부산상의 일반의원으로 소속해 있는 최재호 무학 회장도 지난 1월 전직 운전기사가 근무 당시 회장으로부터 상습적인 폭언과 업무 외적인 일에 시달렸다고 폭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지난해 8월에는 지역경제계의 수장인 부산상의 조성제 회장이 창업한 비엔그룹(회장 조의제·조성제 회장의 친동생)이 국세청의 이례적인 고강도 세무조사 끝에 세금탈루 혐의로 19억원의 추징을 당해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이같은 지역 유력 경제인들과 향토기업의 탈법행위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데 대해 지역 경제계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한 부산상의 의원은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지역 경제계 유력 인사들의 이탈행위는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전념하는 기업인의 자세에서 벗어나 '돈의 횡포'에 젖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일반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부산상의 회원사들이 회비를 잘 내지 않으려 하는 것도 현재 부산상의의 한 단면"이라며 "지역 경제인들이 새로운 마음자세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