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투기등급 강등 지난해 전체보다 많아
무디스, 51개사 강등…원자재가 하락 영향
2016-04-2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올해 원자재 시장이 침체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투자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떨어진 기업이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21일 파이낸셜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분기에 모두 51개 기업의 신용 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이는 작년 한해 동안 45개 기업이 투기 등급으로 떨어진 수준을 이미 능가했다.투자 등급을 상실한 이른바 ‘타락천사’가 이처럼 늘어난 데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석유와 광업 회사들의 채무 압박이 심화된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실제 무디스는 원자재 시장의 침체 때문에 앞으로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강등 위험에 노출된 기업의 채무 총액은 3월말 현재 26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연말의 2340억 달러보다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1분기의 105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무디스는 투자 등급을 잃은 51개사 가운데 22개사가 석유와 광업 회사라고 말했다.기술적 혁신으로 미국의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노스다코타주 등에서 셰일 석유 개발이 붐을 이루자 석유와 광업 회사들이 공격적인 차입 경영에 나선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무디스가 지난 2월에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함에 따라 현지 기업들이 무더기로 투기 등급으로 떨어진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무디스가 투기 등급으로 평가한 국가는 브라질을 포함해 모두 28개국이다.브라질 기업이 무더기로 투기 등급으로 떨어진 탓에 향후에는 미국 기업의 등급이 대거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투기등급에 속한 기업을 지역별로 분류하면 북미가 34%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이 31%, 아시아가 25%, 중남미가 10%를 각각 차지한다.무디스는 “1분기에 이뤄진 강등 조치로 직전 분기의 잠재적인 타락천사들이 대거 일소됐다”며 “하지만 교차 구간에 위치한 기업들이 많아 올해는 타락천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무디스가 1분기에 등급을 상향 조정한 기업은 단 2개사에 불과했다. 등급 상향을 위한 관찰 대상에 오른 기업도 역시 2개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