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무모한 군비경쟁은 몰락 재촉할 뿐

2016-04-24     매일일보

[매일일보] 북한이 24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켜본 뒤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해군의 수중작전능력이 비상히 강화되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남조선과 미국의 뒤통수에 아무 때나 마음먹은 대로 멸적의 비수를 꽂을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정부는 북한의 SLBM 발사와 관련해 즉각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 및 유엔과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미국도 국제적 의무와 약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며 비판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의 긴장 강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SLBM 발사 성공 주장은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이 25일 북한의 군 창건 기념일과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미국과 한국이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북한은 핵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례 합동군사훈련은 공격훈련이 아닌 방어훈련이다. 따라서 리 외무상의 발언은 핵무기 보유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에둘러 선언한 것에 불과하다.

북한의 도발적 행위는 한반도에서의 군비 경쟁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무모한 군비 경쟁이란 결국 몰락을 재촉하게 될 뿐이다. 옛 소련의 붕괴는 미국과의 과다한 군비 경쟁 때문이었다.

국민의 삶을 나락으로 몰아가는 군사력 강화는 필연적으로 내부 불만 세력을 키우는 동력이 된다. 이는 공포정치로도 막을 수 없다.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금언(金言)이 있다. 그토록 맹방이라 믿었던 중국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북한은 쿠바와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뤄낸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럼에도 리 외무상은 “북·미 관계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이런 자세로는 대화가 되지 않는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북은 지금이라도 몰락의 길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