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행정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2016-04-25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매일일보]일찍이 영국의 학자 파킨슨(Cyril N. Parkinson)은 관리자의 수(數)는 해야 할 업무의 경중이나 그 유무에 관계없이 일정 비율로 증가한다는 이론인 ‘파킨슨의 법칙’을 제창한 바 있다. 이 법칙을 행정조직에 대입해 보면 행정의 수요증가에 따라 공무원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행정조직의 규모도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조직이 방대해지면 그 만큼 비용이 증대되고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각종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다.우리 동대문구는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고 수혜자인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기 위해 행정조직의 군살을 제거하는데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무엇보다 올해 초 전 직원들이 동참해 부서별로 제출한 개선사항 30개 행정사무를 선별, 40일간 행정 다이어트를 추진하고 3월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업무통합 분야에 있어서는 별개의 층으로 구분되어 민원인들의 불편을 초래하던 체력진단실과 대사증후군관리센터를 통합하고,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주민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또 안전담당관과 복지정책과에서 수행하던 사회복무요원 관리사무를 안전담당관으로 일원화함으로써 행정인력을 감축했다.사무조정 분야는 감사담당관의 성과관리 사무를 기획예산과로 이관해 업무계획과 연계하고, 건설관리과 국‧공유재산 관리사무를 재무과로 이관해 국‧공유재산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부동산정보과에서 추진하던 건축물대장 정리사무를 건축과에서 수행토록 함으로써 행정절차를 간소화했다. 불필요하고 중복된 업무를 통폐합해 업무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예산을 절감하고 구민들에게 최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통합, 조정, 폐지, 협력의 행정 다이어트를 단행하고 조직 체질개선을 실현하고 있는 우리구의 노력은 전국 자치단체의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행정 다이어트는 비단 동대문구만의 과제가 아니다. 전국의 기초단체는 물론 광역단체와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기울여 조직점검에 나서야 한다.국민의 다양한 필요를 채우기 위해 충분한 인력과 예산, 조직이 요청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과 관계없이 늘어나는 업무, 무의미한 절차로 국민을 번거롭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개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에너지는 국민을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국민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이라면 파킨슨의 법칙을 상기해 행정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업무를 슬림화 하는 등 효율성 제고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행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주권자인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에 있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은 국민행복 시대를 열어가는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