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마이너스 금리정책 파급 효과 제한적”
“소규모 개방경제, 급격한 자본유출입 유의해야”
2017-04-27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한국은행이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등 유럽과 일본에서 시행 중인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제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려고 정책금리를 ‘제로’(0) 아래로 낮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에 기존과 반대 개념이다.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의 김보성·박기덕·주현도 과장은 27일 ‘주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운영 현황’ 보고서에서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과 운영이 통상적인 금리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유로지역 경제는 2013년 2분기 이후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인플레이션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또 덴마크와 스위스 등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도 경제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물가상승률도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연구팀은 마이너스 정책금리 효과가 제한적인 배경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인 저성장과 저물가 추세로 꼽았다.이어 “부분적으로는 마이너스 정책금리가 은행 예대금리(예금 및 대출금리)의 하향 조정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는 등 금리 경로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도입한 모든 국가에서 단기시장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 가계 예금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에는 이자가 지급되고 있다.은행은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출 경우 고객이 이탈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또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따른 은행의 이자 부담이 크지 않아 은행들이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비용을 수익성 악화로 흡수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국가에서 은행의 당기순이익 대비 연간 비용 부담액은 대부분 4%를 밑도는 수준이다.게다가 최근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는 일부 대출금리가 소폭으로 오르는 모습이 나타났다.연구팀은 “소규모 개방 경제는 급격한 자본유출입 변동에도 유의해야 돼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과 운영에 더욱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인근 국가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무역의존도가 큰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