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훈풍’ 에도 수출은 ‘허우적’… 한국경제 발목

전문가 "정부, 적극적인 경기 대응 필요"

2017-05-0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최근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지표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수출은 부진에 허우적거리면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1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6% 늘어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별소비세 재인하 효과가 톡톡히 발휘되면서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4.2% 늘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2009년 2월(5.0%) 이후 7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역시 5.1% 증가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증가 폭은 지난 2014년 11월(11.0%) 이후 가장 컸다.   재정 조기집행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늘어 건설기성은 7.3%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심리 역시 개선됐다.   한국은행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101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계가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으로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최근 내수 지표가 꿈틀대면서 경기가 개선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왔지만 수출 부진이 다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올해 4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4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2% 감소했다.   수출액은 지난 1월 18.9% 줄어든 이후 2월 12.2%, 3월 8.2%로 감소세가 둔화하다가 지난달 들어 다시 두 자릿수대로 감소세가 커졌다.   수출액은 지난 1월부터 16개월 연속감소, 최장 기간 수출 감소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중국, 미국 등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세계 경제 회복이 애초 예상보다 지체되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제시한 3.4%에서 0.2%포인트 낮춘 3.2%로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공급 과잉이 지속하고 중국 등과의 경합 때문에 주력 업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수출 부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외 여건 악화가 지속되자 정부는 최근 들어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3.1%로 제시했으나 민간 연구기관을 비롯해 한국은행마저도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정부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4대 구조개혁에 더해 신산업 육성과 구조조정 가속화 등 산업개혁을 추진하고 적극적 거시정책으로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고 경기 진단을 낙관적으로 해서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하지 않으면 ‘더블딥’(경기가 침체 후 회복하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정책 당국이 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인 경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