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조조정 대기업 늘어날 듯…금감원, 엄격 심사
주채무계열 평가 마무리 단계
2017-05-01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올해 구조조정 대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조선·해양 부문에 이어 이달 주채무계열 및 개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시행 중인 주채무계열 대기업그룹 재무구조 평가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중순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총 신용공여액이 1조3581억원 이상인 39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 이 기업군에 속한 소속 계열사의 수는 4443개다. 평가에서 재무구조취약 기업이나 부실징후기업으로 분류되면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채권단과 합의를 통해 재무구조개선약정·정보제공약정 등을 맺고서 채권단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약정 이행상황 및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 2014년에는 14곳을, 지난해에는 11곳을 약정대상 기업으로 선정하고 자본확충, 자산매각, 사업구조 재편 같은 자구계획을 이행토록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시점임을 고려하면 지난해는 물론 2014년보다도 약정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평가가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결과는 알 수 없다”면서도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 등 이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은 약정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주채무계열 평가와 별도로 최근 대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 평가에도 착수했다. 금감원은 7월까지 대기업 평가를, 10월까지 중소기업 평가를 해 ‘좀비기업’을 솎아낼 방침이다. 정기평가 외에도 필요하면 하반기에 대기업에 대한 수시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금감원은 밝혔다. 특히 올해는 ‘취약업종’으로 지목된 조선·해운·철강 관련 기업들에 대한 평가가 예년보다 크게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최근 내부 인사를 통해 3명을 신용감독국에 추가로 배치,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신용평가에 돌입했다. 금감원의 신용평가는 기업을 A∼D의 네 개 등급으로 나누고, 이 가운데 C∼D등급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대상으로 분류한다. 지난해는 대기업 54곳(상반기 정기평가 35곳, 하반기 수시평가 19곳)과 중소기업 175곳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됐다. 대기업은 2010년(65개) 이후 최대 규모였으며, 중소기업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12곳)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국내외 경기 사정이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은 데다 평가를 더욱 엄격히 진행하기로 한 만큼, 올해 C~D 등급 기업은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