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좁쌀이 증명한 변하지 않는 진리

2017-05-01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 “돼지도 태풍을 만나면 날 수 있다.”중국 IT기업 샤오미(小米手机:좁쌀)의 레이쥔 회장은 지난해 11월 홍미노트3의 출시를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그로부터 반년 사이. 샤오미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순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삼성전자가 24.5%를 기록해 1위 자리를 굳혔으며, 애플이 15.3%로 2위를 차지했다.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세 가지다. 첫째, 기존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둘째, 한때 1위까지 올랐던 샤오미가 처음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점. 셋째, 5위권 내 샤오미를 제친 기업 3곳 모두가 중국 IT기업이란 점 등이다.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선보인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가 전 세계인의 호평을 받으며 판매 호조세를 띄고 있다.삼성전자는 갤럭시S7·엣지에서 전작과 비교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그래픽 환경 기술을 보강했고 고성능 DSLR 못지않은 카메라 성능까지 더해, ‘한계에 도달했다’는 스마트폰 기술력에 대한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여기에 프리미엄과 중저가 라인업을 모두 갖춘 ‘투트랙’ 전략과 공격적인 마케팅도 판매 견인차 역할을 하는 데 한몫 했다. 그에 반해 샤오미는 기술력과 마케팅 전략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샤오미도 ‘홍미노트’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 큰 인기 몰이를 했으나, 올 1월말부터 국내 판매된 흥미노트3 마저 모방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유통공급업체인 KT·인터파크가 돌연 판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샤오미의 위세는 한풀 꺾인 상태이다. 그동안 샤오미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2년 전 샤오미가 설립 4년만에 세계 3대 제조업체로 부상한 데 대해 높이 평가를 하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애플 짝퉁’으로서만 글로벌 시장에서 진검 승부하게 된다면 언젠가 밑천이 다 떨어져 바닥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샤오미는 수 없이 지적돼온 ‘취약한 특허권’ 때문에 인도 시장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는가 하면 소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위기를 뒤늦게 감지했는지 샤오미는 최근 특허권 확보와 초연결 기치를 내걸고 시장 판도를 다시 이끌기 위해 안간힘이다. 하지만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3,4,5위를 기록한 화웨이, 오포, 비보는 일찌감치 샤오미의 ‘박리다매’ 전술의 맹점을 알아채고 자국 시장을 뛰어넘어 글로벌 무대를 넘기 위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상향표준화에 힘쓰고 있다.A기업 한 임원은 “현재 중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며 “애초부터 샤오미는 삼성과 애플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는 생각이 들었지만, 샤오미를 통해 학습한 기술력에 바탕을 둔 화웨이, 오보 같은 중국 IT기업의 성장은 경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샤오미의 위기는 당연한 듯하다. 뿌리 깊지 않는 나무가 작은 바람에도 쉽게 뽑히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