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의 막내딸 경영 참여설이 불편한 '롯데그룹'
일각, 신 회장의 막내딸 유미씨 경영 참여설 나아가 후계 구도설 제기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최근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딸이 경영 참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이목을 끌고 있다. 유미씨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과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런 유미씨가 올해 2월부터 호텔롯데의 비상근 고문직을 맡아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유미씨가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나아가 롯데의 후계구도와 연결지어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여전히 유미씨의 경영 참여설에 대해 적잖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매일일보>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시각을 토대로 짐작해봤다.
신격호 회장 막내딸, 본격적인 경영참여?
27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영 참여설은 확대해석”이라며 “유미씨는 단순한 비상근 고문직을 맡았을 뿐, 별다른 의미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 유미씨의 경영 참여설은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미씨는 현재 롯데쇼핑 주식 2만8903주(0.1%)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후레쉬델리카 지분 9.31%를 보유하고 있다.
또, 모친 서미경씨와 함께 롯데시네마 매점운영권을 갖고 있는 유원실업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수차례에 걸쳐 이들 모녀의 ‘경영 참여설’과 나아가 ‘계열 분리설’이 제기됐었다.
더구나 유미씨는 롯데그룹 측에서 얘기한 것과 달리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 경영에도 이미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유미씨의 경영 참여를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미씨의 경영참여설이 롯데를 불편하게 하는 까닭
그런데 유미씨의 경영 참여가 롯데그룹을 불편하게 만드는 까닭은 뭘까.
일각에서는 유미씨의 경영 참여를 단순한 의미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유미씨와 모친 서미경씨가 롯데쇼핑등 그룹 주요계열사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나선 것을 두고 경영 참여설과 동시에 ‘계열 분리설’ 그리고 ‘그룹 후계구도설’을 제기 해왔다.
이같은 시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데에는 롯데그룹은 여느 그룹과 달리 여전히 1세대 오너인 신격호 회장이 건재하며, 실질적인 영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어느 누가 후계자로 지목될 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향후 신 회장이 차기 후계자를 고려해 자식들간 재산을 안배하기 위해 계열사 분리를 시키지 않을까하는 시각이다.
물론 현재까진 한국롯데는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일본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경영 일선에 참여, 계열사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나서 롯데의 후계구도에 이상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런 와중에 그룹 주요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 회장의 막내딸 유미씨의 경영 참여설이 제기됐으니, 롯데그룹으로선 불편할 수 밖에 없을 노릇.
더욱이 유미씨는 신 회장의 영원한 샤롯데로 불리는 서미경씨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영 참여설에서 나아간 계열 분리설, 그룹 후계구도설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후계구도와 이번 유미씨의 고문직을 맡고 있은 것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더욱이 유미씨의 나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후계구도설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