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입속으로 녹아드는 발암물질

여름철 아이스크림에 함유된 화학물질 건강 위협

2006-07-21     한종해 기자
<매일일보 한종해기자> TV와 인터넷을 통해서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가공식품과 첨가물의 유해성 논란이 가족의 건강을 염려하는 주부들에게 다시금 근심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상품마다 표기되어 있는 성분과 함량, 읽기도 어렵고 낯설기만 한 그 이름들은 그냥 지나치기 쉽고, 게다가 미량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가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평생 먹게 되는 가공식품 속에 적은 양이지만 예외 없이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이 우리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절대 무시할 수 가 없는 현실이다. 최근 추적 60분에서 방영한 ‘과자의 공포 - 우리 아이가 위험하다’라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에게는 충격적이었다. < P> 지금까지 별다른 생각 없이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로 사줬던 과자에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등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어서 이번에는 아이스크림의 유해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와의 인터뷰에 출연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인 후델식품건강연구소 안병수 소장은 “아토피에 치명적이라고 지적되는 과자의 식품 첨가물들이 빙과류에도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과자 재료로 이미 논란이 됐던 착색료뿐 아니라, 빙과류와 아이스크림에 과다 함유된 정제물과 트랜스지방, 유화제와 안정제 등의 화학 물질은 아토피보다 더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각종 화학물질은 어떤 질병을 유발할까?

먼저 과자에서도 문제가 됐던 석유 원료 타르계 색소 즉, 적색2호와 3호, 황색 4호와 5호 등의 착색료의 경우, 과격한 행동이나 알레르기 혹은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를 혼합해서 사용할 경우 상승 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들 색소를 첨가할 경우 제품에 사용사의 주의를 표기토록 하고 있으며, 발암성이 있는 적색2호는 1970년대에 이미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캐나다, 일본, EU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적색2호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나 1일 섭취허용량(ADI), 즉 사람이 평생 섭취해도 유해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일 섭취량은 0.5mg으로 설정되어 있다.

서울환경연합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이 먹는 젤리류, 풍선껌, 색깔 코팅한 초콜릿. 빙과류 등에 이러한 타르계 색소가 한두 개 이상, 최고 대여섯 가지씩 첨가되어 있으며 정확한 색소 성분을 명시하지 않고 경고문도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었다.

소비자보호원의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44%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라면이나, 햄버거 등 가공식품으로 식사를 하며, 이밖에 과자류 3.25개, 햄 소시지 4.5개, 아이스크림 3.5개 등 가공식품을 과다 섭취한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초콜릿 빙과류나 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카라멜 색소 혹은 준 초콜릿은 트렌스 지방산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유전자 변형 위험이 있다.

특히 우유를 사용하는 아이스크림에는 트랜스지방이, 우유를 사용하지 않는 빙과류에는 설탕과 물엿 등 정제물이 과도하게 함유되어 있어 비만,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섞이기 힘든 재료를 혼합하기 위해 사용되는 유화제, 녹아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쓰는 안정제는 발암물질을 비롯한 위험한 화학물질의 흡수를 촉진한다.

유화제는 쥐 대상 실험에서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고 기형 발생을 촉진하는 성질일 수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으며 안정제 역시 그 성분인 ‘카라기난’은 일본에서 위험등급 4등급으로 분류된 물질로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물질이다.

이 같은 유해 화학 첨가료는 소량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단기간 다령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되기 때문에, WHO 기준으로 1일 섭취 규제량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용량에 있어서 규제기준이 없고, 업체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형편이다.

현재 제품 포장에 주원료 5가지만 표시하도록 돼 있어서 소비자가 사용자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함유량을 알 수 없으며 오는 9월에야, 모든 식품첨가물을 소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제도가 개선된다.

식약청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식품첨가물과 알레르기 및 아토피 피부염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임상시험에 착수하기로 했고, 그 결과는 올 12월 즈음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가 되고 있는 식품첨가물은 식용색소 적색2,3호, 황색 4,5호, 안식향산나트륨, 글루타민산나트륨 등 이다. 피부첩포시험, 피부단자시험(피부 내에 주입) 등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체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헤아리기도 힘든 수백 가지의 식품첨가물을 일일이 외우고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의 유해성을 모르고 섭취하는 것과 알고 먹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상품을 살 때 뒷면의 성분을 눈여겨보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분명 한번이라고 덜 먹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인체실험 결과가 어찌 나오는 간에 입 속의 잠깐 즐거움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합성물질들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이제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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