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자 ‘시총500’서 대거 탈락…내수업종 급증

미국선 15년간 31% 신규진입…국내선 24.4% 그쳐

2017-05-10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지난 15년간 IT·전자산업의 역동성이 추락하면서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서 대거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딜로이트와 CEO스코어가 2000년부터 작년까지 한·미 시가총액 500대 기업 변화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선 153개사 31%가 새로 진입했지만 한국은 122개사로 24.4%에 그쳤다.시총 500대 기업의 변화 추이는 주력산업의 변화 내지 역동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우리나라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요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되는 대목이다.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업종에서 시총 500대 기업수가 급감한 반면 생활용품이나 서비스, 유통 등 내수업종 기업은 급증했다.특히 한국 대표산업인 IT·전기전자 업종은 시총 500위 내 기업수가 절반이하 수준이었다.미국은 15년간 서비스와 석유화학, 제약·의료서비스, IT·전기전자, 생활용품 등 업종에서 신규 기업수가 급증한 반면 지주사와 조선·기계·설비, 에너지업종에서 탈락한 기업이 많았다.신규진입 기업의 업종별 비중을 보면 △서비스(40.2%) △석유화학(40.0%) △제약·의료서비스(34.6%) △IT·전기전자(34.1%) △생활용품(33.3%) 등 순으로 높았다.탈락기업의 비중은 △지주사(63.0%) △조선·기계·설비(53.8%) △에너지(44.7%) 순이었다.미국 시총 500에는 서비스업종이 87개로 가장 많았으며 제약·의료서비스 기업이 52개로 2위를 차지했다.국내에선 IT·전기전자, 철강 등 전통적인 수출 중심 제조업과 금융에서 500대 기업수가 급감한데 비해 서비스, 제약, 유통 등 내수업종들이 약진한 것으로 조사됐다.시총 500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포함된 업종은 서비스로 61개사였고 2000년 39개에서 15년간 22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중 29개 기업(47.5%)이 15년간 시총 500을 유지했고 32개(52.5%)가 새로 진입했는데 포털·게임업체 등이 꾸준한 성장을 바탕으로 신규 IT서비스 기업들로 등장한데 따른 것이다.시총 500에서 2위 업종으로는 제약이 꼽혀 작년말 기준으로 50개사가 포진해 2000년 19개에서 31개로 급증했다.생활용품과 유통업, 보험 역시 시총 500에서 신규 진입이 많았는데 생활용품의 경우 2000년 20개에서 2015년 33개, 유통업은 10개에서 22개, 보험은 5개에서 12개로 각각 급증했다.반면 시총 500대 탈락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96.8%가 자리를 뺏긴 여신금융업으로 2000년대 초반 창업투자사와 종금사 등이 대거 몰락하면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은행,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철강, 증권 등도 시총 500에서 많이 탈락했다.IT·전기전자는 86.6%가 탈락하며 급격한 쇠퇴를 보여 2000년 112개사에서 2015년 44개로 크게 줄었다.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소재업체들의 추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며 44개사 가운데 2000년이후 계속 자리를 유지한 회사는 21개(47.4%)에 불과했다.또한 석유화학은 50개에서 29개로 줄었고 철강도 19개에서 14개로 감소했다.반면 건설·건자재, 상사, 식음료, 자동차·부품의 경우 15년간 별다른 부침 없이 시총 500에 꾸준한 비중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