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회장, 차별화 전략으로 ‘농협에 날개 단다’
농협 강점으로 해외진출 모색… 부실채권 정리
2017-05-12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취임 후 농협금융의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김 회장은 국내 금융산업 포화로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라고 밝히며 타 금융지주와는 달리 차별화된 전략 구사에 나섰다.12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인 만디리은행과 상호 협력 및 인도네시아 농업금융 발전을 위한 합작사업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이번 MOU 체결을 통해 양 기관은 농업금융을 통한 인도네시아 농촌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협력사업은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리스·마이크로 파이낸스 등 금융 전반에 걸쳐 추진된다.농협금융은 최근 인도네시아 국영은행 및 일반 민영은행들과 접촉해 현지은행 인수 또는 지분투자를 통한 공동경영 등을 협의해 왔다.지난 1월에는 중국 공소그룹과 MOU를 체결하는 등 전략적인 지분투자와 합작 법인 설립에 나섰다.글로벌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농협금융은 우수 투자기회 발굴 및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농협금융은 또 NH투자증권 홍콩법인에 은행, 보험 등의 인력을 파견해 공동 영업을 하는 등 증권의 홍콩법인을 ‘농협금융 아시아 영업허브’로 구축할 예정이다.김 회장은 “타 금융그룹보다 해외진출이 늦은 만큼 해외사업을 전략적으로 차별화 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며 “농업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농협중앙회 경제사업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해외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회장은 이에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농협금융의 해외진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글로벌 전략국을 신설했다.글로벌 전략국은 농협금융 지주 내 모든 자회사의 해외진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총괄하는 부서다.또 그는 소통과 현장 경영을 통해 외부에서 농협금융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꿔놨다.취임 후 계속해서 영업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제안사항을 과제화해 경영에 반영하는 등 현장 중심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실제 지난해에는 10회에 걸쳐 현장을 방문했으며 39개 제안 중 28개를 경영에 반영했다.올해는 사내혁신조직(‘NH청년혁신이사회’) 도입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현장과의 소통채널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김 회장은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서도 농협금융의 특수성을 감안해 외형성장에서 탈피 ‘질적성장과 내실경영’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먼저 부실채권 정리를 올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내세웠다.지난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5대 취약업종에 대한 부실규모가 크기 때문에 신규대출은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 채무조정이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업체의 정상화를 위해서만 채권단 협의를 거쳐 추가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김 회장은 간담회에서 취약산업에 대한 대규모 여신의 부실과 이에 따른 대책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농협금융의 단일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부실채권 정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세계시장 진출, 핀테크·스마트금융 강화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오는 7월 로보어드바이져 기반의 종합자산 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전 계열사의 상품을 통합한 인터넷 융합플랫폼 ‘올원뱅크’ 역시 선보일 방침이다.이 플랫폼에서는 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보험상품, 농협 유통망을 활용한 상품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금융산업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농협만의 방식으로 시스템, 제도 정비, 조직 효율성 제고 등 취약부문을 보완하고 미래 수익기반 마련에 노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