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매출상위 500개사 순익 증가
30대그룹 순익비중 61%로 급감…불황형 수익구조 심화
2017-05-18 송현섭 기자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매출상위 500대 기업들이 지난해 예산 절감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가까스로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500대 기업의 매출은 총 2468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줄어들면서 2014년 4.4%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상위 10대 기업 중 6곳은 매출이 줄고 50위권에서도 22곳이 마이너스 신장했으나 총 영업익은 142조6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6% 늘고 당기순익도 96조6600억원으로 10.8% 증가했다.한 증권 전문가는 “매출에 비해 마케팅 및 고정비용 등이 대폭 줄어드는 ‘불황형 수익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며 “그나마 순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500대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경비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그는 이어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경영여건도 악화돼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핍경영’에 나섰다”며 “매출과 수익이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 전환이 당분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CEO스코어가 연결회계기준 2015년 결산자료 등을 근거로 작성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명단에는 47개사가 새로 이름을 올려, 전년대비 교체율이 9.4%에 달했다.특히 대기업들이 저조한 실적을 내 매출 집중도가 완화되면서 매출 500대 기업 가운데 30대 그룹 계열사는 전년 보다 2곳이 줄어든 181개사로, 전체의 36.2%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30대 그룹 계열사들의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익 비중도 하락해 500대 기업 중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62.6%, 당기순익은 61.3%로 전년보다 각각 3.6%포인트와 2.4%포인트 떨어졌다.영업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61.3%에서 58.8%로 2.5%포인트 하락해 2년 전에 비해 당기순익 비중 82.5%, 영업익 69.9%에서 각각 21.2%포인트와 11.1%포인트씩 하락했다.CEO스코어 관계자는 “30대 그룹이 영위해온 중공업 위주의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대거 악화된데 따른 것”이라며 “에너지와 IT·전기전자 업종에서 500대 기업의 수가 크게 감소한 반면 증권·식음료·서비스 등 내수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매출 500대 기업 중 에너지기업들은 2년새 25개사에서 16개사로 9곳이나 탈락했고 IT·전기전자 역시 36개사에서 33개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3곳이 리스트에서 빠졌다.대규모 구조조정 및 경영 효율화로 지난해 호황이었던 증권업계는 16개사에서 20개사로 4곳이 늘어 매출이 가장 많이 신장한 업종인 것으로 조사됐다.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도 3개사가 증가했으며 식음료·서비스 및 제약업종 등도 각각 2개사가 늘어났다.그룹별로 살펴보면 한화그룹이 9개사에서 12개사, 롯데는 18개사에서 20곳, 신세계 4개사에서 6개사로 주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그룹이 약진한 반면 삼성그룹이 21개사에서 17개사, SK도 15개사에서 12개사로 각각 감소했다.매출 500대 기업의 기준선은 7300억원으로 지난 2014년 7370억원에 비해 소폭 하락해 기업들의 전반적인 매출규모가 약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한편 GS에너지는 매출순위가 가장 많이 급등해 2014년 391위에서 작년 188위로 뛰어오르면서 무려 203위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뒤를 이어 한미약품과 동원시스템즈·만도 등이 150위이상 급상승했고 한화투자증권·서연이화·유안타증권·메리츠종합금융증권·중흥토건 역시 100위가 넘게 순위가 상승했다.지난해 매출 5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한 업체는 다음-카카오가 눈에 띄며 넷마블게임즈와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한화엘앤씨 등도 새롭게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