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들 수수료 올리기 전에 高임금도 고민해봐야
2017-05-23 매일일보
[매일일보] 은행들이 수수료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예대마진 축소, 거액의 충당금 적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3일부터 하나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다른 은행으로 이체하는 인상했다.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계좌이체를 하는 경우의 수수료도 올렸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외화 송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면서 일부 구간을 인상했다. KB국민은행 역시 내달 1일부터 송금, 예금, 자동화기기, 외환 등 주요 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하기로 했다.그러나 대부분 고객들은 은행들의 이러한 수수료 인상을 납득하지 않고 한다. 경조사 등으로 밤에 ATM을 활용할 때 수수료가 너무 높게 책정돼 있어 당혹스럽다는 의견도 많다. 가뜩이나 저금리로 은행 예금이자는 얼마 되지도 않는데 수수료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돈 넣어놓기가 싫어진다는 말이 회자(膾炙)되는 이유다.은행들은 은행원들의 노동생산성도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 대부분 은행들의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이런 고액의 연봉에 걸맞는 노동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IMF 당시 눈물의 비디오를 찍었을 때의 비장함이 현재 은행업계에 남아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제대로 된 수익원 창출은 모색하지 않은 채 고객 주머니만 털어갈 생각만 해서는 우리 은행계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세계적인 은행들은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영업에서 탈피한지 오래됐다. 다양한 형태의 IB부문을 통한 수익원을 발굴해냄으로써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보다는 아직도 전통적 예대마진에 대한 의존율이 높다. 저금리 시대에는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임금은 매년 오르고 있다. 은행들은 과연 스스로의 생산성으로 지금의 고임금을 받는 게 맞는지 자문(自問)해 보아야 한다.은행들은 점포 외부 자동화코너를 공동 운영함으로써 비용을 줄이는 방법 등을 연구해 보는 것도 검토해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고객들이 타행 공동망 이용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도 없이 무턱대고 수수료만 올리는 행태는 고객의 불신만 확대할 수 있다. 이러다간 수수료에 대한 규제법안을 만들자는 청원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