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까지…’ 잇따른 공무원 성범죄 충격

‘성매매 · 아동성폭행’ 공무원의 탈을 쓴 짐승… 민중의 강간범?

2007-07-28     이재필 기자
[매일일보 이재필 기자]최근 공무원들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시민들의 분노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들의 고충을 들어주어야 할 공무원들의 이 같은 행동에 시민들은 ‘공무원이 이 모양이니 어디 믿고 따를 곳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에게 믿음으로서 다가와야 할 공무원. 요즘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불신의 끝을 달리고 있다.

특히 시민의 안정을 책임진다는 경찰에 의한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국민의 재산과 치안을 보호하는 경찰이 반대로 이를 위협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민중의 지팡이인지 민중의 강간범인지 혼동이 오고 있다.

민중의 지팡이? or 성폭행범?

지난 22일 인천에서는 전경들이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뒤 여자 행인을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인천동부경찰서는 이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중부경찰서 112타격대 소속 전경 4명을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4명은 21일 오후 9시 일석점호를 마친 뒤 22일 0시 40분 쯤 경찰서 내 숙소를 빠져나와 인근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같이 생활하는 대원의 생일이라는 것이 이탈의 이유였다.

이후 이들은 오전 4시 40분 쯤 인천 주안역 인근의 술집으로 장소를 옮긴 후 2차 술자리를 가졌고 길에서 만난 김 모(23.여)씨에게 ‘술을 같이 마시자’며 접근해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인근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 행각은 한 행인이 남자 4명이 여자 1명을 업고 모텔로 들어가는 것을 수상히 여겨 신고함으로써 발각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전경 2명은 그 자리에서 체포됐으며 나머지 2명은 근무지인 중부경찰서까지 달아났으나 결국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4명 중 1명이 성폭행하는 동안 1명이 이를 지켜봤고 나머지 2명은 모텔 방 박으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목격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이들 전경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한 이번 전경 성폭행사건이 크게 번져나가자 인천경찰청은 서둘러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중부경찰서장과 중부경찰서상황실장, 상황부실장, 112타격대 분대장 등 4명을 직위해제했다.

그러나 인천 경찰에 의한 성폭행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성폭행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범행재연을 빌미로 피해여성을 재차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시민들을 경악케 했었다.

지난 5월 10일 인천중부경찰서 형사과 소속 A 경장(37)은 성폭행피해사실을 신고해 온 B씨(46.여)를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체포 됐다.

경찰 조사 결과 A경장은 성폭행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해 온 B씨의 집에 지난 9일 방문해 “실제로 성폭행을 당했는지 알아봐야 한다”며 바닥에 눕힌 뒤 한차례 성폭행한 혐의였다.

또한 지난 4월 B씨가 처음 신고했을 때 A경장이 여성경찰관 입회 없이 임의로 신체 각 부위를 검사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 역시 받고 있었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믿고 의지해야 할 경찰의 이러한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할 것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불과 2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똑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한 상태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지난 24일 이번 사건과 관련 성명을 발표, 인천지방경찰청장의 직접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연대는 “경찰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대책 수립을 외쳤지만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며 “이번에도 중부경찰서장 등 4명을 직위해제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지만 이는 한마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진정한 반성 없이 슬그머니 복직된다면 인천 경찰은 인천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성명으로 만족하지 못한 인천연대 각 지부 회원들은 그 다음날인 25일에 인천시 경찰청 앞에 모여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 5월 성폭행 피해자를 조사하다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해당경찰관 및 해당 경찰서의 형사과장 등을 직위 해제한 사실이 있었다”라며 “불과 두 달 만에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인천경찰의 기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사실”이라고 인천경찰청장의 사과와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성매매에 아동 성폭행까지, 막나가는 공무원

이처럼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의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군청 공무원의 성폭행 범죄가 드러나면서 공무원의 기강상태가 문제로 지적,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충남 보령경찰서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이용해 서산과 태안, 보령 등에 거주하는 여학생들에게 접근한 뒤 협박해 성매매를 하거나 성폭행을 한 혐의로 모 군청 공무원 김 모(34) 씨를 구속했다.

특히 경찰에 붙잡힌 김 씨는 올해로 16년차의 7급 공무원으로 두 자녀를 둔 가장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김 씨에게 피해를 입은 여학생 중에는 초등학생도 끼어 있었으며 고등학생 9명, 중학생 3명 등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 학생만 13명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7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초등학생 A(당시 11세)양을 태안군의 한 국도변 야산으로 데려가 마구 때리고 성폭행 하는 등 최근까지 초중고교 여학생 3명을 성폭행한 혐의와 지난 6월 3O일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여고생 B(16)양을 자신의 차에 태워 보령 시내의 한 공터로 데려간 뒤 성관계를 맺는 등 같은 방법으로 중고교 여학생 10명을 성매수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에도 경기도 안산시에서 청소년 성매수 혐의로 구속돼 3개월 정직처분을 받았던 김 씨는 자신의 담당인 행정전산망을 통해 10대 여학생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 채팅사이트에 가입한 뒤 이 여학생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재량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있기 한 달 전 우체국 직원에 의한 성폭행사건도 발생했었다. 특히 이 우체국 직원은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피해 초등학생을 찾아가 보복성 폭력을 행사해 충격을 더했다.

지난 6월 10일 인천중부경찰서는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경찰에 진술했다는 이유로 피해초등학생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로 인천 모 우체국 직원 A(44)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6월 7일 인천시 남구의 한 주택가 골목길에서 올 1월 자신이 성추행했던 B(11)양의 얼굴과 허벅지 등을 주먹으로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양이 성추행당한 사실을 경찰에 진술한 데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 5월 20일에도 ‘왜 경찰에 얘기했느냐’고 다그치며 B양을 흉기로 위협하는 등 시민들을 돕는 공무원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전했다.

성교육 설문조사라며 10 소녀들에게 음란전화를 하고 성추행을 한 공무원도 있다. 서울시 모 구청 기능직 9급 공무원 김 모(48)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김 씨는 지난 5월 27일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이 모(11)양이 전화를 받자 성교육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속여 음란전화를 한 뒤 문화상품권을 주겠다고 불러내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괴산군의 한 농로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고 힘을 쏟아야 할 공무원들의 파렴치한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신과 충격은 커지고만 있다.

모든 공무원들이 모두 다 그러한 것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일부 공무원들의 파렴치한 행위가 늘어나고 있음은 틀림없어 보인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들의 근무기강이 너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크고 잦은 성범죄로 인해 성과 관련해 시민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지금. 공무원들의 잇단 성범죄는 현 사회에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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