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일반인과 똑같은 포르노 볼 수 있나’

오직 의사만이 가입할 수 있는 음란물 카페 관음사(觀淫寺)

2006-07-28     이재필 기자
[매일일보 이재필 기자] 관음사(觀音寺)와 관음사(觀淫寺)의 차이는 무엇일까. 첫 번째 관음사(觀音寺)는 신라 말기의 고승 도선국사가 현재 서울시 관악구 관악산에 지은 사찰을 말한다.

그럼 두 번째 관음사(觀淫寺)는 무엇을 뜻할까. 이는 의사만이 가입할 수 있는 음란물 카페를 뜻한다. 의사 500여 명이 가입한 이 음란 사이트는 25일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의사들만의 음란물 카페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정보통신법상 음란물유포)로 카페 운영자 안 모(37)씨와 4500건 이상의 음란물을 게시한 양 모(42)씨 등 현직 의사 7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기존에 운영하던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음란물 카페에 대한 경찰 단속이 시작되자 지난해 5월 4일 또 다른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관음사(觀淫寺)라는 새로운 카페를 개설, 음란 소설과 사진 동영상을 게시한 혐의다.

안 씨가 개설한 ‘관음사(觀淫寺)는 관악산에 있는 관음사(觀音寺)에서 착안한 것으로 다른 사람의 알몸이나 성교하는 것을 몰래 훔쳐봄으로서 성적 만족을 얻는 다는 관음(觀淫)을 붙여 지은 것으로 밝혀졌다.

게시판 역시 ‘관음전(음란 포르노 사진)’, ‘극락전(음란 동영상)’, ‘장경각(음란 소설)’, ‘대웅전(음란 만화)’, ‘지객당(잡담, 퇴폐업소 정보)’등 불교적 색체를 풍기는 이름으로 분류해 놓고 회원들과 함께 음란 동영상 등 5000여개를 올려놓았다.

안 씨는 이 카페를 의사들만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는데 가입 조건으로 의사면허 번호와 논문 제목을 제시하도록 했다.

실제로 이 카페 첫 페이지에는 “우리 의사들만의 사이트를 만듭시다”라는 문구와 회원 가입 조건을 내걸었으며 이러한 일련의 ‘심사과정’을 거쳐 회원이 된 의사는 무려 573명에 이른다.

또한 이 카페는 일반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의사들이 전용으로 이용하는 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밝혀져 이들이 치밀하고 은밀하게 회원을 모집했음을 짐작케 했다.

경찰 조사결과 안 씨 등은 “의사들이 남들과 같은 사이트에서 음란물을 즐긴다는 것이 자존심 상해 의사들만으 공간을 만들었다”며 “안 걸릴 수 있었는데 창피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거된 양 씨와 같이 카페에 음란물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된 반면 음란물을 직접 올리지 않고 열람만 한 대다수 의사 회원들은 법적 처벌을 면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 결과 의사회원들이 음란물을 본 시간이 오전 9시~오후 5시로 진료시간대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직업이라는 점을 생각해 카페운영자 등 피의자 신병을 확보한 후 전 회원들에게 경고 내용의 집단 메일을 보냈다.

이에 하루 평균 200여명의 의사들이 신원공개를 두려워해 경찰에 전화를 거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화를 건 의사들 대부분은 “업무에 대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란물을 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철저히 의사 회원들만 가입할 수 있게 운영된 비밀카페였다”고 밝히며 “개업의는 물론이고 공중보건의도 회원으로 포함되어 있었으며 전공 역시 산부인과에서 정형외과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어 “회원 대부분은 유부남이었으나 개중 대학교수를 비롯한 여성의사도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에는 의학전문 월간지 대표 문 모(40)씨 등 11명이 1980명에 달하는 의사회원으로 구성된 음란물 카페 ‘닥터 카사노’를 개설, 1300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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