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 특별기획 변화하는 주류시장②] 술, 이뻐진다
주류업계, 과일소주·탄산주 RTD제품으로 홈술족·혼술족 공략
모디슈머·믹싱주 등 새로운 용어 등장하기까지
2016-05-2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라는 말이 있다. 홈술(Home+술·집에서 술 마시기)과 혼술(혼자+술·혼자서 술 마시기)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주류업계는 보기에도 이쁜 술로 이들을 공략하고 있다.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자·자몽·블루베리 성분을 넣은 저도수의 과일소주 열풍이 불었다.롯데주류는 지난해 3월 ‘순하리 처음처럼’을 내놓았다.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병이 팔리자 무학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하이트진로는 ‘자몽에이슬’을 속속 출시하며 과일소주 열풍에 합류했다.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은 출시 3개월만에 경쟁제품을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2월까지 누적판매량 5700만병을 돌파하며 과일소주 시장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지난해 과일소주 열풍에 이어 올해에는 ‘탄산주’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광주·전남지역 향토 기업인 보해양조가 ‘부라더 #소다’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다.보해양조의 ‘부라더 #소다’는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해 풍미를 살리고 알코올 특유의 맛과 향을 없앴다. 알코올 도수는 3도다. 기존 주류보다 도수가 낮아진 점을 고려해 용량도 750㎖로 늘렸다.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인기 있는 술이다.딸기 맛을 더한 ‘부라더 #소다 #딸기라 알딸딸’에 이어 ‘부라더 #소다 #풋사과라 풋풋’ 등 다양한 색을 입히며 선보였다.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도수 3도의 복숭아맛 탄산주 신제품 ‘이슬톡톡’을 출시하면서 탄산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화이트와인 베이스에 복숭아 향과 탄산을 첨가했다. 특히 패키지 디자인에 단발머리의 복순이 캐릭터를 활용해 소장 욕구는 물론 술자리에서 취하기보다 가볍게 즐기는 젊은 여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롯제주류도 매실주에 탄산이 첨가된 4.5도의 ‘설중매 매실소다’를 내놨다. 매실 특유의 산뜻한 맛과 탄산, 달콤함을 더해 개발된 제품이다. 국내산 햇 매실을 사용해 매실의 상큼한 향과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탄산을 더해 청량감을 강화했다.무학은 알코올도수 5도에 열대과일향과 탄산을 첨가한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출시했다.최근 ‘소소(부라더#소다+소주)’, ‘복받은 소다(복받은부라더+부라더#소다)’와 같은 믹싱주들을 만들며 술을 더욱 맛있게 즐기려는 모디슈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믹싱주들이 소맥과 과일소주를 대체하는 조합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추세다.이에 그동안 일반 소주로 서울 및 수도권 공략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보해양조는 탄산주 인기에 힘입어 수도권 지역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보해양조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탄산을 함유한 한국형 RTD(Ready To Drink) 제품을 선보였다”며 “믹싱주 같은 경우에는 모두 주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또한 자몽에이슬을의 뚜껑을 열고 주스, 과일 슬러시가 채워져 있는 마가리타 잔에 뒤집어 고정을 시키는 ‘몽슬리타’도 인기를 끌고 있다.오비맥주는 간편하게 칵테일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발효주 ‘믹스테일’을 내놓았다. ‘모히토’와 ‘스트로베리 마가리타’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맥주를 만들 때와 같은 발효 공법으로 만든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칵테일 주류와 달리 ‘칵테일 발효주’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기존 칵테일은 보드카 같은 증류주에 탄산음료나 주스를 섞어 만드는 반면 믹스테일은 맥주 발효 공법을 통해 얻은 양조 원액을 이용해 만든다.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를 발효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맥아를 발효한 뒤 여과해 얻은 양조 원액에 라임·민트·딸기 등을 넣어 칵테일 맛을 구현해냈다”며 “과하지 않고 가벼운 탄산이 있어 더운 여름에 청량감을 느끼기에도 좋다”고 말했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저도주, 탄산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간편하고 가볍게 술을 즐길 수 있는 RTD 주류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을 타켓층으로 한 소주들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주류업계이 다양한 탄산주 제품들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