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도로 친박당’ 수순 밟나
전날 金·崔·鄭회동… 사실상 친박안 수용
2016-05-25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새누리당이 정상화 궤도에 본격 착수할 모습이다. 당내 계파의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정진석 원내대표와 당 운영에 대한 큰 틀을 합의했기 때문이다.비박(비박근혜)계 김 전 대표·친박(친박근혜)계 최 의원·정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조찬 회동을 갖고 당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정 원내대표는 “20대 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 공백을 포함한 당의 혼란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날 회동을 제안해 김 전 대표, 최 전 부총리와 아침에 만나 1시간 반가량 (당내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이 회동은 당이 계파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위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당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정 원내대표와 당내 양대 계파 실력자가 나서 극적 타협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타협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친박계의 기존의 주장을 대폭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은 분리하되 외부인사를 주류와 비주류 양측이 합의하는 인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친박계가 주장하는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을 수용한 것이다. 친박계가 반발해온 비대위원 인선에서 정 원내대표는 손을 뗐다.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한 비박계 이혜훈 당선자, 김영우 의원 등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외부에서 영입한 비대위원장이 혁신위원장도 겸임하기로 하면서 친박계의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친박계는 혁신위원장에 김용태 의원을 내정한 것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현행 집단지도체제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데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당 최고위원회의가 계파 갈등을 전파하면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당 대표의 단일성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아울러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없애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당 관계자는 “확실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주류인 친박계가 당 대표를 맡을 경우 오히려 독주를 더욱 용이하게 만든다는 해석이 나온다.심지어 당권·대권 분리조항까지 수정하면 당권을 장악한 친박계 대표가 대권후보에 직접 나서거나 선정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이에 비박계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비박계 당선자는 “현재 친박계가 상대적으로 유력 당 대표주자가 있고, 비박계 혼재한 상황”이라며 “당권을 친박계에 넘겨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하태경 의원은 25일 “당이 혁신을 한다면서 혁신과 거리가 먼 방식을 취하는 우스운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김영우 의원도 “단일한 혁신비대위 구성은 당선자 총회를 거쳐야 한다, 혁신위원장도 그들이 정하는 인사로 초빙하는 것은 월권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