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STX 등 3개 부실조선사에 7조4천억 추가 지원
2017-05-25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금융권이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에 들어간 STX조선,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3개 부실 조선사에 7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추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이들 기업이 여전히 정상화 단계로 올라서지 못해 자율협약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3개 조선사에 채권단이 자율협약 기간에 지원한 추가 유동성은 총 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회사별로 보면 지난 2014년 4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STX조선이 1조3000억원의 출자전환과 3조2000억원의 자금 투입으로 총 4조5000억원을 지원받았다.지난해 5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SPP조선에는 모두 1조850억원이 지원됐다.2010년 5월 자율협약을 맺고 삼성중공업의 위탁관리를 받은 성동조선에는 1조6000억원 출자전환과 3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등 모두 1조9000억원이 들어갔다.그렇지만 이같은 추가유동성 지원에도 STX조선은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로 전환될 예정이다.성동조선 역시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고, SPP조선은 현재 사천조선소 분리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8월20일 기준으로 산업은행이 채권을 보유한 99개 구조조정 기업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가 진행된 곳이 각각 43곳(43.4%)이고, 13곳(13.1%)은 자율협약 절차를 밟았다.특히 대규모 기업이나 기업집단은 대부분 자율협약 방식으로 처리됐다. 13개 자율협약 기업들은 99개 구조조정 기업 총자산의 48.9%, 금융권 채권액의 60.5%를 차지했다. 구조조정 절차가 개시되기 직전 사업연도에 99개 기업의 평균 자산 규모를 1이라고 하면, 워크아웃 기업은 0.64, 법정관리 기업은 0.51인데 비해 자율협약 기업은 6~7배 수준인 3.64였다.자율협약은 사적계약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선제적인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적용된다.그러나 부실징후 조건은 워크아웃 기업과 자율협약 기업 간 큰 차이가 없었다.이에 따라 시장 안팎에선 새로운 구조조정 방식을 도입하거나 자율협약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워크아웃 방식보다 자율협약이 결코 선제적 구조조정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법적 근거도 없는 자율협약이 대규모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불투명한 관치금융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여신에 대한 직접금융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전 50% 미만에서 최근 65.4%까지 높아졌고 잔액도 314조원까지 늘어났다”며 “이로 인해 채권금융기관만 참여하는 구조조정으로는 기촉법의 목적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라진 기업 환경과 여신구조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쉽지 않고 대상이 해운과 조선업에 국한돼 과거와 같은 빅딜(대규모 사업교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