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 더는 방치 안 된다

2017-05-25     매일일보
[매일일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일자리를 중소기업이 창출해 내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간한 ‘2016 중소기업 위상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93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84만9000원인 대기업의 60.6%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2009년 대기업의 61.4%이었던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6년 만에 0.8%포인트 줄어들었다. 특히 제조업 부문의 임금은 2014년 대기업의 57.6%에서 2015년 54.1%로 3.5%포인트나 감소했다. 임금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은 가뜩이나 심화되고 있는 청년실업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그러나 임금 양극화와는 대조적으로 2014년말 현재 국내 중소기업 수는 354만2350개로 전체 사업체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5년 전인 2009년의 306만6484개보다 15.5% 늘어난 것이다. 2009년 1339만8000명이었던 전체 산업의 종사자수는 2014년 1596만3000명으로 256만5000명 정도 증가했다. 19.1%가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402만7636명으로 전체 고용의 87.9%를 차지했다. 특히 중소기업 고용인원은 19.4% 증가한 22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국내 일자리 창출의 88.8%를 담당한 것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대기업 고용인원은 28만8000명 늘어 17.5% 증가하는데 그쳤다.이러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에 유리하게 돼 있던 경제 구조가 현재까지 온존(溫存)해 왔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금융과 인력 자원의 대기업 편중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과 기술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는 중소기업의 수익률 상승을 구조적으로 막아 임금 양극화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지금도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인하하는 일이 산업계 전반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이제 이러한 ‘갑질’ 논란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신규 창업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공정성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선 금융과 인력자원의 합리적 배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정부는 재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