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성장률 ‘내리막길’ 반전카드 필요

대내외 여건따라 추경 편성·금리 인하론 ‘솔솔’

2016-05-29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올 하반기 우리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반전카드를 서둘러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2.7%로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3.1%)에 비해 더 하락했다.   문제는 남은 올 하반기 경기전망이 더 어둡다는 것인데 일단 정부와 통화당국은 국내외 악재들을 감안해 경기 부양책을 꺼내드는데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DI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 2분기 3.0%, 3분기 2.4%, 4분기 2.2%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세가 약화되는 추세다.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이 종료돼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를 시작으로 조선·해운분야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대량 실업에 따른 상당기간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역시 중앙재정 기준 연간계획 279조2000억원 중 상반기에 113조5000억원을 집행, 당초 목표(107조5000억원)보다 6조원을 초과해 하반기로 갈수록 재정지출에 다른 경기부양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KDI가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조언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아울러 세계경기 악화에 따른 수출부진도 하반기 성장률을 떨어뜨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따라서 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한은은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데 기준금리를 내려 국내외 격차가 줄면 외국인 자금의 이탈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논의를 감안해야 하지만 정부는 경제적 여건이 아직 추경 편성의 해당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만큼 대안으로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적의 경기부양 카드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정부가 다음달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서비스경제발전전략 등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이라 과연 어떤 묘안이 담길 것인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으로 가장 먼저 통화정책을 거론하는 반면 추경 편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 경기상황이 아직 추경 편성을 위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데다 예산 편성과정에서 국가부채가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물가도 낮고 세계적으로 실질금리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며 “문제가 생기면 그때 올리더라도 당장 금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 역시 “금리를 낮춰도 투자가 늘지 않는 상황이 지속돼 유동성 함정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써볼만한 것이 있다면 통화정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리 인하보다 추경의 효과가 더 큰 만큼 재정정책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와 투자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조합이 필요한데, 금리 인하보다는 추경 편성 등 직접적인 효과가 더 큰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