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중 은행비중 49.1%… 사상 최저

신협·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부업 이용비중 확대

2017-05-29     이경민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 가운데 은행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졌다.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통계에서 카드사 등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1158조4658억원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은 49.1%인 569조3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분기말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4년 1분기 49.9%로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작년 1분기까지는 50%대를 유지하다가 2∼3분기에 49.2%로 하락했고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49.5%로 약간 올랐지만 올 들어 또 다시 떨어진 것이다.   올해 가계대출에서 은행의 비중이 줄어든 것은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을 비롯해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보험회사 등 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을 찾는 가계가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1∼3월) 가계 대출 증가액 20조5000억원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은 27.3%(5조6000억원)에 그쳤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신규 여신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저소득·저신용 계층을 중심으로 비은행권에서 대출수요가 늘어나는 ‘풍선효과’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가계대출에서 비은행금융회사의 비중이 확대됐다. 3월말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5조223억원으로 전체 가계 대출의 1.3%를 차지했다.     또 신용협동조합의 가계 대출은 32조529억원으로 2.8%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호금융의 경우 155조768억원으로 13.4%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가계 대출에서 비은행권 비중이 커지고 은행 몫이 작아지면서 가계 부채의 질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은행보다 비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가계의 상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상황 때문에 가계대출이 비은행권에 몰리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2금융권 금융사들의 돈줄을 죄기 위한 후속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7월부터 보험권에서도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다음 달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