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 국회’ 되려면 19대 국회 他山之石 삼아야
2017-05-29 매일일보
[매일일보] 역대 최악이었다는 19대 국회는 역사 속으로 떠나가고 20대 국회의 임기가 30일 시작된다. 하지만 여야는 원 구성을 놓고 아직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렇게 가다간 원 구성에 대한 법적 기한을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아프리카 순방 중임에도 전자결제를 통해 국회 각 상임위원회가 모든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한 것을 놓고 정부·여당과 야당 간에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걸림돌로 우려된다.우리 앞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은 자칫 실기(失期)할 경우 우리 경제에 두고두고 짐이 될 확률이 높고 이 과정에 실업률은 더 증가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을 비롯한 무력도발도 엄청난 짐이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대 강대국들의 입장차이도 외교·안보 분야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올 연말 치러지는 미국 대선 역시 커다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방위비 분담 확대 요구가 미국 국내 여론 형성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하루도 시간을 허비할 수 있는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 이렇게 중차대한 시기에 출발한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에다 3당 정립구도다. 어느 당이 일방적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좌지우지(左之右之)할 수 있는 구도가 아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설득과 타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여야 3당 간은 물론 국회와 정부 간에도 협치가 가능한 정치적 토양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19대 국회에서도 여야 정치인들은 입버릇처럼 민생을 외쳤지만 결과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만 받았다. 실천 없이 입으로만 ‘민생’을 외쳤으니 ‘민생’이 나아질 리가 있었겠는가.20대 국회가 원 구성을 마쳐야 하는 법정 시한은 6월 7일까지다. 여야는 법정 시한을 지키겠다고 여러 차례 국민에게 약속했다. 20대 국회가 진정으로 민생을 챙기는 국회가 되려면 19대 국회가 왜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출발부터 삐걱거리면 19대 국회와 다를 바가 없다는 국민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20대 국회는 4·13 총선으로 표출된 국민의 뜻을 제대로 읽어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난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